올 하반기 교체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에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유력시된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익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나토 신임 사무총장 후보로 뤼터 총리를 지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복수의 나토 당국자 말을 빌려 전체 31개 회원국 중 20곳 이상이 뤼터 총리를 지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전체 회원국 약 3분의 2가 지지한 셈이다.
나토 사무총장으로 선출되려면 규정에 따라 31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나토 주축인 미국의 지지가 결정적 변수로 꼽힌다. 뤼터 총리로선 일단 미국을 포함한 다수 회원국의 지지를 확보해 사무총장직에 한 발 더 다가선 것으로 보인다.
차기 사무총장은 11월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나토 분열을 막는 데 집중해야 하는 만큼, 평소 나토 동맹을 중시하고 오랜 국정 운영 경험을 지닌 뤼터 총리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나토 내에서 외길을 고집하는 튀르키예와 헝가리가 변수로 꼽힌다. 블룸버그 통신은 튀르키예가 뤼터 총리에게 차기 사무총장이 되면 '중립성'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사무총장으로서 나토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유럽연합(EU) 회원국과 비(非)EU 회원국 간 균형을 맞춰 조직을 운영해야 한다는 취지다. 헝가리의 경우 '민주주의 퇴보'를 강하게 비판하는 네덜란드와 불편한 관계다.
아울러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대해 더 적극적인 지원을 원하는 발트해 연안 회원국들이 상대적으로 소극적 태도를 보인 뤼터 총리를 지지할지 미지수라는 시각도 있다.
2006년 취임해 네덜란드 역대 최장수 총리로 재직 중인 뤼터 총리는 지난해 7월 내분을 이유로 연립정부를 해산시키고 정계 은퇴를 전격 선언했다. 새 연정 구성이 마무리되면 총리직에서 물러난다. 그는 정계 은퇴 선언 석 달 만인 지난해 10월 공개 석상에서 나토 사무총장직에 관심을 표명했다.
새 사무총장의 취임 시기는 현직 수장인 옌스 스톨텐베르그가 사임하는 10월 이후로 예상된다. 나토는 올 상반기 안에 후보를 확정 지을 전망이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