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중앙회 등 17개 협·단체
전국 각지서 모인 중기 대표 3500명
"한순간에 예비 범법자로 전락"
전국에서 모인 3500여명의 중소기업인들이 31일 국회에 모여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유예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오후 국회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법안이 국회에서 상정되지 못하고 불발된 것에 대해 중소기업계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중소기업 및 건설업계 17개 협·단체를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모인 중소기업 대표 3500여명 모였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이 50인 미만 영세사업장에 전면 적용되면서 83만명이 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한순간에 예비 범법자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코로나19에 이은 복합경제위기로 중소 제조·건설업체의 80% 이상이 중대재해처벌법을 준비하지 못했고, 소상공인들은 자신들이 법 적용 대상인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중소기업은 사장이 형사처벌을 받으면 폐업 위기에 몰릴 수밖에 없고, 근로자들도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중소기업계는 열 번이 넘게 법적용 유예를 요청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수차례 국회를 찾아 준비기간을 조금 더 달라고 호소했다"며 "2년만 법 적용을 유예하면 더 이상의 추가 연장은 요구하지 않겠다는 약속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중대재해처벌법은 처벌보다 예방이 우선"이라며 "정치권은 당리당략을 떠나 민생만 바라보며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2년 유예법안을 반드시 처리해 주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 등도 현장에 함께하며 중대재해처벌법 유예에 힘을 실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이렇게 많은 기업인이 국회에 모인다는 것 자체가 중기중앙회 62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면서 "더이상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경제계의 절실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는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중대재해처벌법과 같이 기업인의 처벌에만 목적을 둔 법으로는 사망사고를 선진국수준으로 줄이기 어렵다"며 "안전관리체계 준비 부족인 상황에서는 사업장 스스로 개선방안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재해 예방의 가장 효과적인 상황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중대재해 발생 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소홀히 한 사실이 확인되면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중소기업계는 그간 중대재해처벌법이 전면 적용될 경우 현장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며 2년의 추가 유예를 촉구해왔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청 설립' 등의 조건을 두고 여야 간 이견이 계속되면서 유예안이 지난 25일 열린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27일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의 적용을 받은 50인 미만 사업장은 83만7000여개에 달한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염다연 수습기자 allsal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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