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31일 올해 첫 FOMC
이번 주 MS·알파벳·애플·메타 등 실적 발표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월요일인 29일(현지시간) 장 초반 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번 주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빅테크의 실적 발표를 대기하며 시장에 관망세가 짙어지는 모습이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10시23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05% 오른 3만8128.6에 거래되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0.05% 상승한 4893.49,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13% 오른 1만5475.16을 기록 중이다.
로봇 청소기 룸바 제조업체인 아이로봇은 11% 넘게 하락하고 있다.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반독점법을 근거로 아마존의 아이로봇 인수를 승인하지 않아 합병 계획이 무산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디지털 금융 서비스 업체인 소파이 테크놀로지는 실적 개선에 힘입어 장 초반 21% 이상 급등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예정된 FOMC 회의와 빅테크 실적 발표, 고용지표 발표를 대기하고 있다. 올해 금리 경로를 예측할 수 있는 FOMC 결과와 빅테크 실적에 따라 주가 상승 흐름이 이어질 지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번 주는 S&P500지수 기업의 19%가 실적을 발표하는 어닝 슈퍼위크다. 30일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알파벳, 다음 달 1일에는 애플과 아마존, 메타가 실적을 발표한다. 오픈AI와 손잡고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을 주도하는 MS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이 15.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빅테크 기업의 실적이 시장의 기대를 하회할 경우 향후 시장 변동성은 커질 수 있다.
30~31일 열리는 올해 첫 FOMC 회의는 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빅 이벤트다. 1월 FOMC 회의에서는 현재 5.25~5.5% 수준인 기준금리 동결이 확실시된다. 관건은 제롬 파월 Fed 의장의 메시지다. 파월 의장이 앞으로 금리 인하 시점, 속도와 관련해 어떤 메시지를 내느냐에 이목이 쏠린다.
오는 3월 금리인하 여부를 놓고 시장 전망은 팽팽히 맞선다. 향후 금리 경로의 근거가 될 경제 지표는 엇갈리고 있어서다. 지난달 개인소비지출(PCE) 근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2.9% 상승, 2021년 3월 이후 2년 9개월만에 2%대로 내려왔다. 반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4분기 3.3% 증가해 시장 전망치(2%)를 크게 상회했다. 미국 경제가 '골디락스(과열도 냉각도 아닌 적절한 상태)'에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이번 주 발표될 고용지표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30일에는 지난해 12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 다음 달 2일에는 1월 비농업 부문 신규고용과 실업률이 발표된다.
미국 온라인 증권사 E-트레이드의 크리스 라킨 트레이딩·투자 수석은 "이번주가 핵심이 될 것"이라며 "시장이 최근의 돌파구를 유지하려면 이번주 빅테크가 실망스러운 실적을 피하고, Fed에서 금리와 관련해 고무적인 소식을 들어야 한다. 고용은 견고해야 하지만 너무 뜨겁지 않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투자자문사 카슨그룹의 소누 바르게스 글로벌 거시경제 전략가는 "Fed는 뜨거운 경제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것을 더 이상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우리는 그야말로 정반대의 상황을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경제는 추세를 상회하고, 인플레이션은 하락하고 있다"며 "이에 근거에 우리는 포트폴리오에서 주식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동 분쟁 확산은 증시 불안 요인이다. 친이란 무장단체의 드론 공격으로 28일 중동 주둔 미군 3명이 사망한 가운데 미국이 강경 대응에 나설 경우 중동 내 무력 충돌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는 중동 확전 우려에 전날 상승했지만 중국 부동산 위기로 인한 수요 둔화 전망이 겹치며 하락하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0.59달러 하락한 77.42달러, 브렌트유 선물은 0.62달러 내린 82.9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삭소은행의 안드레아 투에니 세일즈 트레이딩 수석은 "이번주는 매우 중요하다"며 "실적, 중앙은행, 지정학적 위험 등 세 가지 큰 요소가 상황을 움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변동성이 여전히 매우 낮더라도 이 세 가지 요소 중 하나에만 불이 붙어도 상황이 흔들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국채 금리는 하락세다. 글로벌 채권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11%선,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 금리는 4.33%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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