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월째 감소세를 보이던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수출이 반등을 시도하면서 올해 우리 수출이 작년보다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우리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좋아지면서 수출 개선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25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중국에 대한 한국의 수출은 68억5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0.1% 증가했다. 매월 1∼20일 기준으로 대중국 수출이 증가한 것은 2022년 5월 이후 20개월 만이다.
수출은 증가했지만 수입은 많이 감소하면서 이달에는 대중국 무역적자 폭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대중국 수입금액은 80억67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9.5% 줄었다.
중국으로 향하는 우리 반도체 수출이 늘면서 무역 여건이 개선된 것으로 추정된다. 1월 들어 20일까지 한국의 전체 반도체 수출액은 53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7% 증가했다. 우리나라 전체 반도체 수출의 40%가량이 중국으로 수출되는 것을 감안할 때 중국의 반도체 수요가 증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는 대중국 반도체 수출이 감소하면서 대중 무역적자가 크게 확대됐다. 하지만 작년 말부터 반도체 가격과 수요가 상승하면서 업황 반등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반도체 월간 수출액도 작년 11월에 16개월 만에 반등한 이후 현재까지 증가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 개선에 대해 국내외 기관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올해는 특히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국의 수출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영국계 투자은행 HSBC는 "중국 경제가 부진한 가운데서도 한국의 대중국 수출 회복 조짐은 긍정적이며 향후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에 따른 성장 회복 수혜를 받을 가능성 있다"며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반영되는 반도체 경기 개선은 한국 수출에 호재"라고 평가했다. HSBC는 중국 정부가 재정 및 통화 측면의 성장 지원 정책을 늘리면서 서비스 중심의 회복이 중국 내 수요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바클레이스(Barclays)는 "반도체 가격상승 등으로 IT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재고 확보에 나서면서 한국의 반도체 수출물량 증가가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도 "한국 수출은 반도체 가격 반등과 함께 디스플레이 등에 대한 제품 수요가 다시 증가해 지난 1년간의 부진에서 다시 회복하는 양상"이라고 밝혔다.
한국무역협회는 올해 우리나라의 반도체 수출이 전년 대비 21.9% 증가한 119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를 비롯한 IT 수출이 전체 수출 증가를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다. 홍지상 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은 "올해 우리나라의 반도체 수출환경은 IT 수요 회복, 재고 개선에 따른 메모리 단가 회복과 차세대반도체 수요 확대 등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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