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아파트 주차장 '소화기 테러' 10대들
조사 받은 여중생, 자기 집에도 분말 뿌려
최근 인천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차들을 향해 마구잡이로 소화기 분말을 뿌린 10대 11명이 붙잡힌 가운데, 이들 중 한 명이 자기 집 현관문에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21일 인천 남동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께 인천시 남동구 아파트 주민 A씨가 "딸이 집 현관문에 소화기 분말을 뿌렸다"고 신고했다.
친부 A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중학생 B 양이 자택에 소화기 분말을 뿌린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아파트 폐쇄회로(CC)TV에는 B 양과 다른 학생들이 함께 엘리베이터에 타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후 B 양 부모와 아파트 관리사무소 간 합의가 이뤄지자 현장에서 종결 조처했다.
B 양은 최근 인근의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세 차례에 걸쳐 소화기 분말을 뿌려 차량에 피해를 줬다가 경찰 조사를 받은 일당 11명 중 하나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3일 새벽 오전 2시 30분께 10대 한 명이 차량 25대에 소화기 분말을 뿌리면서 뛰어다녔고, 3명은 이 모습을 휴대폰으로 촬영하거나 범행 장면을 구경했다. 또, 지난달 28일 오후 11시 10분께 같은 아파트 주차장에서 차량 12대에 소화기 분말을 뿌렸다. 지난 7일 오전 0시 20분께에는 2명이 다른 아파트 주차장에서 차량 4대에 피해를 줬다.
지난 17일 해당 사건이 알려진 후 범행을 주도한 C군(13) 등이 만 14세 미만 촉법소년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소년법상 만 10∼14세 미만인 촉법소년에 해당해 법원 소년부에 송치되면 감호 위탁, 사회봉사 명령, 보호관찰, 소년원 송치 등 1∼10호까지의 보호처분을 받고 형사 책임은 지지 않는다. 다만 B 양은 만 14세가 넘어 촉법소년은 아니며, 당시 소화기 분말을 뿌리는 장면을 지켜봤을 뿐 직접 범행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번 사건에 대해 "B 양 부모가 현관문과 주변을 청소하기로 관리실과 잘 합의해 현장 종결 조치했다. B 양은 이전 사건 때도 범행을 옆에서 지켜본 것으로만 확인돼 입건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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