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美소매판매, 0.6% 증가
미국 12월 소매판매 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한 수준으로 확인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한층 축소됐다.
17일(현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25% 하락한 3만7266.67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는 0.56% 밀린 4739.2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59% 내린 1만4855.62에 거래를 마쳤다.
연말 소비가 둔화될 것이라는 시장 예상을 뒤엎고 12월 미국 소매판매는 탄탄한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현지시간) 미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12월 미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6% 증가한 7099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월가 전망치(0.4%)를 웃도는 증가율이다.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자 지출이 예상보다 탄탄하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견조한 경제지표가 입증되면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더뎌질 가능성이 높다. 미 Fed는 올해 '피벗(긴축정책서 전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됐으나, 최근 시장에선 Fed 위원 등의 발언으로 3월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 돌입 기대감이 낮아진 상황이다.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는 전일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CME 그룹은 3월 금리 인하 확률로 57%를 점치고 있다.
전일 코스피를 비롯해 아시아 증시는 대체로 약세장을 기록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47% 내린 2435.90으로 장을 마감해 지난해 11월 14일(2433.25) 이후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최근 두 달 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셈이다. 코스닥지수 역시 2.55% 내린 833.05로 마감했다. 중국 본토 증시는 2%대 하락을 보였고 홍콩 증시도 4%대 약세를 보였다. 인도 증시도 2% 빠졌으며, 일본 닛케이225지수만 0.4% 수준의 제한된 낙폭을 기록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전일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 급락, 월러 이사의 매파적 발언과 중국 4분기 국내총생산(GDP) 등 실물 지표 부진이 하락 빌미로 작용했다"면서도 "이런 요인들이 지수들을 이렇게 끌어내릴 만한 요소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존재한다"고 짚었다.
당분간 코스피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증시 반등을 이끌 호재가 부족한 상황에서 미국 대형주 역시 예년 대비 부진한 실적 발표를 지속하고 있다. 조 연구원은 "기술적 반등을 기대하기 충분한 수준까지 떨어졌으나 문제점은 반등 트리거로 작용해줄 만한 전환점을 찾기가 힘들다는 것"이라며 "중국 쪽에서 당분간 기대하기 힘든 환경으로, 미국 쪽에서 기대할 만한 이벤트도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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