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1월15~19일) 증시는 숨 고르기 장세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고, 한국 기업들의 잠정 실적도 시장 기대치보다 낮아서다. 증권가에서는 실적 개선이 뚜렷한 업종을 중심으로 투자하라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12일 8일 연속 하락하며 2600선을 내주고 2520선까지 주저앉았다. 2022년 5월 이후 최장기간 내림세다. 코스닥지수도 10.25포인트(1.17%) 하락한 868.08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잠정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면서 반도체 업종 주가들이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 잠정실적이 예상치에 못 미치면서 지난해 4분기와 올 연간 코스피 영업이익 전망치도 하향 조정됐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가 통상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어 어닝쇼크가 진행되는 시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2024년도 실적 전망도 추가 하향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다음 주에도 미국 주요 금융사 실적, 국내 대기업 실적이 발표를 앞두고 있어 증시 변동성의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6일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를 시작으로 17일 찰스슈왑, US뱅코프 등 미국 주요 금융사들이 실적을 발표한다. 국내 반도체 업황을 주도할 TSMC도 18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며 23일 마이크로소프트와 넷플릭스, 24일 테슬라, 25일 애플이 실적을 공개한다. 25일 SK하이닉스, 현대차, NAVER(네이버), POSCO홀딩스 등 국내 대기업들도 줄줄이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실적 쇼크로 4분기 실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3분기 실적시즌같이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상승세가 주춤해지면서 코스피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1~2월 중 2460~2500선에서 지지권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며 그전까지는 단기 리스크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에 따라 이번 주 코스피는 숨 고르기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주간 코스피 예상 등락범위(밴드)로 2490~2160을 제시했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전망이 후퇴하는 순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김영환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감이 여전히 높다"며 "이에 대한 전망이 후퇴하는 시점에 주식시장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계절적으로 4분기 실적은 후퇴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실적에 따라 투자 전략을 짜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 시즌에서 양호한 결과를 내놓은 업종과 종목 위주로 포트폴리오 전략을 꾸려야 한다"며 "대체로 실적 상향 조정 중인 업종군은 예상치에 부합할 가능성이 높았다"고 전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