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억원대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우리은행 직원과 공범인 동생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이원범·한기수·남우현)는 11일 특정경제범죄법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우리은행 전 직원 전모씨(45)와 전씨의 동생(43)에게 각각 징역 15년,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각각 징역 13년, 징역 10년을 선고했던 1심보다 형량이 늘었다.
공범 서모씨에 대해서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전씨 형제에게서 1인당 332억여원씩 추징하되, 이 가운데 50억여원은 공동으로 추징할 것을 명령했다. 또 횡령한 돈을 건네받은 서씨에게서도 약 14억원을 추징하라고 명령했다.
재판부는 "전씨는 우리은행 기업개선부 직원으로 일하며 동생과 회사자금 수백억원을 횡령했고 범행 정황도 좋지 않아 엄중한 선고가 불가피하다"면서도 "범행을 인정하고 수사기관에 자수한 점, 동종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전씨는 우리은행에서 일하던 2012년 3월부터 2022년 2월까지 은행 자금 총 707억여원을 빼돌려 주가지수 옵션거래 등에 쓴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문서를 위조하고, 동생과 공모해 횡령금 일부를 해외 페이퍼컴퍼니 계좌로 빼돌린 혐의도 있다.
공범 서씨는 전씨 형제의 돈이 범죄수익인 정황을 알고도 이들에게 투자정보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약 16억원을 받은 혐의(범죄수익은닉 규제법 위반)를 받는다.
곽민재 기자 mjkw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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