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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재계 3·4세]⑤41세 부회장 정기선…기술경영·새 조직문화로 존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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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재계 3·4세]⑤41세 부회장 정기선…기술경영·새 조직문화로 존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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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에 오른지 2년 만에 부회장으로 승진한 ‘오너 3세’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대외적으로 ‘기술경영’, 내부적으로는 ‘사내 문화 개선’에 주력하는 방식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율운항 선박이나 미래 첨단 조선소(FOS) 프로젝트가 기술경영을 드러내는 사례라면, 최근 발표한 여성 인력 육성 방안은 사내문화 개선과 일맥상통한다.


정 부회장의 행보는 직원들과 자주 만나 업무를 점검하고 고충을 들어주는 데서 출발한다. 부회장 승진 한 달 만에 공식 일정으로만 기술 현장을 두 번 찾았다. 내년 초 ‘CES 2024’ 기조연설에서도 신기술을 강조한 건설기계 부문 비전을 발표한다. 정 부회장은 평소 조선, 정유, 건설기계, 전력기기 등 그룹 주요 사업과 수소, AI를 접목하는 데 관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정 부회장은 지주사 대표에 오르자마자 그룹명을 20년 만에 바꾸는 등 제조업 이미지를 탈피하는 브랜드화 작업을 진행했다. 작년 3월 사명을 현대중공업 지주에서 HD현대로 바꿨다. 올해 3월부터 주요 계열사 사명 앞에 일제히 ‘HD’를 넣었다. 올해 들어 새 브랜드 홍보에 본격 나서면서 광고선전비는 지난 9월 누적 728억원으로 전년 한 해치를 이미 넘어섰다.

[뉴재계 3·4세]⑤41세 부회장 정기선…기술경영·새 조직문화로 존재감

1982년생인 정 부회장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그룹 최대주주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2남2녀 중 장남이다. 대일외국어고등학교를 거쳐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학사장교(ROTC) 43기로 군 복무를 마쳤다. 오너가 일원으론 이례적으로 언론사에서 인턴기자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



2009년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재무팀 대리로 입사했으나 얼마 안 가 미국 유학을 떠났다.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11년 한국으로 돌아와 경영컨설팅회사 보스턴컨설팅그룹 한국지사에서 2년가량 근무한 후 2013년 HD현대중공업 경영기획팀 수석부장으로 재입사했다. 이후 1년 만에 상무로 승진했고 이듬해 전무, 2년 뒤 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정 부회장은 소위 측근으로 꼽히는 이들을 주요 자리에 배치해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있다. 정 부회장이 영입한 것으로 알려진 김성준(53) HD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연구원장(부사장)과 김완수(54) HD현대 경영기획실장(부사장)은 각각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로보틱스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두 사람은 입사 후 내내 그룹 주요 경영 판단 사항을 협의하는 등 지근거리에서 정 부회장을 보좌했다.


정 부회장의 경영능력 입증을 위한 여러 시도들도 수월해질 전망이다. 업황 회복으로 실적 쌓을 기회도 충분하다. 그룹 주력인 조선업이 장기 불황에서 벗어났고, 적자를 내던 전력기기 사업도 재생에너지와 미국·중동 인프라 투자 붐으로 수주잔치를 벌이는 등 운도 잘 따랐다.

[뉴재계 3·4세]⑤41세 부회장 정기선…기술경영·새 조직문화로 존재감 'CES 2023'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1월 4일(현지시간) 정기선 HD현대 부회장과 미국 기상예보 서비스 기업 아큐웨더 조엘 마이어스 CEO가 포춘 브레인스톰 테크 디너에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 [사진제공=HD현대]


정 부회장이 그룹 1인자라는 사실은 빠른 승진과 직위를 통해 기정사실화됐다. 하지만 실질적인 지배력을 갖추기 위해선 지분 승계 문제를 풀어야 하는 과제도 남아 있다. 아버지 정 이사장은 2002년 대선 출마 선언 이후 경영에서 손을 뗐지만, HD현대 지분 26.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2대주주 정 부회장 지분은 5.26%에 그친다. 지분을 증여할 경우 상속세 부담이 크다.


정 이사장 지분의 가치는 약 1조3000억원이다. 최대주주 할증을 적용한 최대 상속세율(60%)로 단순 계산해보면 정 부회장의 예상 상속세는 약 7800억원이다. 정 부회장은 최근 5년간 HD현대에서 배당금 844억원을 수령했고, 그가 받는 연봉은 6억원에 육박하지만 역부족이다.



재계에선 그가 계열사 기업공개(IPO)를 기회로 재원을 마련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HD현대글로벌서비스가 내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IPO를 준비 중이고 HD현대로보틱스도 수년 내 IPO에 나설 예정이다. 그간 IPO를 추진하다 시장 상황 급변으로 3번이나 철회한 HD현대오일뱅크도 재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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