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전세] 10월 비중 61.12%
고금리 여파로 월세에 역전 당했지만
전셋값 내리자 회귀…"매매 대신 전세" 수요도
10월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 비중이 약 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고금리, 전세사기 여파로 한때 월세에 밀렸던 전세가 소멸 위기를 딛고 부활한 모습이다. 전셋값과 대출금리가 내리면서 세입자로서는 월세보다 전세가 유리해졌고, 집값 하락 전망에 매매 대신 전세에 머무는 수요가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 1만9247건 가운데 전세는 1만1764건으로 전체의 61.12%를 차지했다. 이는 2021년 11월 전세 비중이 61.58%(1만9244건 중 1만1850건)를 기록한 이후 1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 아파트 전세 비중은 2020년 8월 68.9%에 달했으나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했다. 특히 지난해 미국발(發) 금리 인상으로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치솟고, 대규모 빌라 전세사기가 확산한 이후 지난해 12월에는 47.62%(2만4181건 중 1만1515건)까지 꺾이기도 했다.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처음으로 전세가 월세에 역전당한 것이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전세 소멸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전세 비중은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기 위해 전셋값을 내리면서 차츰 회복되기 시작했다. 올해 1월 55%를 넘어섰고, 3월 60%대를 회복했다. 7%대까지 치솟았던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4%대로 떨어지고, 빌라 전세 수요가 상대적으로 안전한 소형 아파트로 유입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더군다나 최근 집값 하락 전망이 우세해 매매 대신 전세에 머무는 대기수요가 많아진 만큼 당분간 전세 강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로 현재까지 집계된 11월 서울 아파트 전세 비중은 64%(1만3775건 중 8816건)로 10월보다 높다. 단 신고 기한은 이달 말까지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고금리 시기 전세대출보다 월세가 싸 세입자들로서는 어쩔 수 없이 반전세, 월세로 이동했었다"면서 "그런데 지금은 대출금리와 전셋값이 내리면서 전세에 머무는 게 유리한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거비 절감 차원에서 전세의 혜택이 큰 만큼 기본적으로 세입자가 전세를 선호하는 현상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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