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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칼바람으로 되돌아온 내부통제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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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 이끌던 장수 CEO 줄사퇴
주가조작·위조 등 사건사고 최고
새 수장들 내실 다지기 시급

[초동시각]칼바람으로 되돌아온 내부통제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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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겨울은 과거 경험하지 못한 강도의 한파가 미리 여의도를 덮친 것 같습니다"


최근 만난 증권사 고위 관계자의 말이다. 아직 본격적인 한파가 시작되기도 전에 여의도 증권가에 칼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기 때문이다.


연말을 맞은 여의도 증권가의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뒤숭숭하다. 주요 증권사의 최고경영자(CEO)가 줄줄이 교체되며 그에 따른 후속 인사와 구조조정 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앞서 미래에셋증권·메리츠증권·한국투자증권·키움증권·삼성증권 등이 수장을 교체했다. 그동안 증권 업계를 이끌어왔던 장수 CEO들이 대거 퇴진했다.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라임·옵티머스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중징계를 받은 증권사 CEO들도 교체가 점쳐지고 있다. 여기에 내년 초까지 임기가 만료되는 증권사 CEO도 여럿 있어 증권가의 수장 교체 바람은 쉽게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연말 칼바람은 이미 예견된 일이다. 올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증권사들의 실적은 부진했고 각종 사건사고도 많았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증권사의 금융사고 발생건수와 금액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금융사고 발생 건수는 2019~2022년 한 해 평균 7.8건에서 올해 14건으로 늘었고, 금액은 143억원 규모에서 올해 688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키움증권은 라덕연 사태, 영풍제지 시세조종 등 올해 시장을 뒤흔든 주가조작 사건에 모두 연루됐다. 미래에셋증권에서는 직원이 대출계약서를 위조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줬다. 메리츠증권은 이화전기 거래정지 직전 주식을 대거 매도하며 내부정보를 활용한 손실 회피 의혹에 휩싸였다. 취약한 내부통제의 후폭풍이 수장 교체로 불어닥친 셈이다.


금융당국도 금융사들의 사건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자 내부통제 강화를 강하게 주문하고 있다. 최근 라임·옵티머스 사태 관련 증권사 CEO에게 중징계 처분을 내린 것도 내부통제 미비에 따른 책임을 분명하게 묻겠다는 금융당국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말 정례회의를 열고 박정림 KB증권 사장과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에게 각각 3개월 직무정지와 문책경고 처분 등 중징계를 결정했다. 특히 박 사장에 대해서는 이례적으로 당초 금감원 제제심의위원회에서 내린 '문책경고'보다 징계 수위를 상향 조정했다.


CEO는 책임이 막중한 자리다. 과거에는 어떤 성과를 냈는지가 중요했지만 이제는 내부를 어떻게 통제하고 문제가 없도록 이끌었는지도 CEO 평가의 중요한 잣대가 됐다. 최근 자리에서 물러났거나 징계를 받은 여러 장수 CEO도 오랜 시간 증권사를 이끌면서 혁혁한 성과를 냈지만 결국 내부통제 리스크에 발목이 잡혀 더 이상 자리를 이어갈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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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의도 증권가에 불어닥친 세대교체 바람에는 이같은 변화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동안 성장 일변도로 달려왔다면 이제는 내실을 다지면서 뛰어야 할 때다. 새로 중임을 맡은 CEO들은 빠른 성장과 빼어난 실적 등에만 매몰되지 말고 내부통제 시스템 정비와 조직 안정에도 방점을 둬야 하는 과제를 떠안고 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고 했다. '몸과 마음을 닦아 수양하고 집안을 가지런하게 하며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평한다'는 뜻이다. 자신과 내부부터 다스리는 게 시급하고 중요한 일이다.




송화정 증권자본시장부 차장 pancak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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