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진입이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에 미국 모기지 금리가 5주 연속 하락했다. 고점은 지났지만 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공급 부족 심화가 겹치면서 미국 주택 시장 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 모기지 금리가 5주 연속 하락해 두 달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미국 국책 담보대출업체 프레디맥에 따르면 30년 만기 모기지 평균 금리는 연 7.22%로, 전주의 연 7.29%에서 하락했다. 1년 전에는 이 금리가 평균 연 6.49%였다.
15년 만기 모기지 평균 금리도 전주 연 6.67%에서 이번 주 연 6.56%로 떨어졌다. 이 역시 1년 전의 평균 금리 연 5.67%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다. 모기지 금리는 지난 4주간 0.5%포인트 넘게 하락했으며, 이는 지난해 말 이후 4주 기준 최대 하락이다.
모기지 금리가 하락세를 보인 것은 미 Fed의 내년 상반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진 데 따른 것이다. 주택시장은 Fed의 금리 정책에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분야다. 미 부동산정보업체 리얼터닷컴의 지아이 쉬 이코노미스트는 "금리에 대한 엇갈린 전망에도 불구하고 시장 참여자들은 Fed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됐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연 8%대까지 뛰었던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최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얼어붙은 주택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을 만큼 충분히 낮지 않은 상황이다. 30년 만기 모기지 평균 금리는 작년보다 높고 불과 3% 수준이던 2021년과 비교해선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프레디맥의 샘 케이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시장 정서가 크게 바뀌면서 모기지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며 "지금 금리 추세는 주택을 매수하려는 이들에게는 고무적인 현상이지만, 기존 주택 매물 부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수요가 늘어나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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