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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테크나우]그린·블루? No, 세계는 ‘청정 수소’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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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EU·英 등 세계 주요국 청정수소 도입
임계점·탄소 배출량 산출 범위 등 기준
韓, 곧 고시 통해 구체적 기준 발표
수소1Kg당 CO2 4Kg 이내 청정수소될 듯
4등급으로 분류·'채굴-생산까지' 범위
美·日 등은 청정수소 생산에 수십조 지원
업계는 "정부 적극적 인센티브 뒷받침돼야"

편집자주C테크는 기후(Climate), 청정(Clean), 탄소(Carbon)와 관련한 에너지 기술을 의미합니다. C테크나우는 최신 C테크 트렌드와 현장 소식을 전합니다
[C테크나우]그린·블루? No, 세계는 ‘청정 수소’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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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3일 조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전역에 걸쳐 7개의 ‘청정 수소 허브(Clean Hydrogen Hub)’를 선정했다. 이 허브들은 청정 수소를 생산하면서 연방 정부로부터 70억 달러(약 8조9900억원)를 지원받을 예정이다. 제니퍼 그랜홀름 미 에너지부(DOE) 장관은 “청정 수소는 가정용 난방뿐 아니라 트럭, 버스, 비행기에 연료를 공급하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며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스위스 군용 칼과 같다”고 말했다.


청정 수소 허브에는 아마존과 같은 정보기술(IT) 뿐 아니라 엑손모빌 등 기존 석유화학 기업도 참여하고 있다. 민간 투자까지 포함하면 향후 470억달러(약 60조원)가 수소 허브 건설에 투입될 전망이다. 미국에서 수소 산업이 본격화되는 것이다.


한국 정부도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수소 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 관리에 관한 법률(수소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 청정 수소 인증제의 골격을 마련했다. 조만간 고시도 발표한다. 내년부터 시범 인증에 들어간다. 국내 수소 관련 기업들은 청정 인증제가 제대로 자리잡으려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C테크나우]그린·블루? No, 세계는 ‘청정 수소’로 간다
얼마나 깨끗해야 청정수소?...나라 마다 상이

수소는 그동안 생산 방식에 따라 브라운 수소, 그레이 수소, 청록 수소, 블루수소, 그린 수소, 핑크 수소 등 색깔별로 이름을 붙였다. 천연가스를 개질해 수소를 추출하는 것을 그레이 수소라 한다. 그레이 수소에서 탄소포집·저장(CCS) 기술을 이용해 탄소배출량을 줄인 것이 블루수소다.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수전해 방식으로 생산한 것이 그린 수소다. 그린수소를 제외한 대부분의 수소는 생산 단계에서 탄소를 배출한다.


이에 반해 생산 방식이 아니라 탄소를 얼마나 배출하느냐에 따라 수소를 분류하자는 것이 청정수소 인증제다. 이 경우 그린수소뿐 아니라 블루수소, 핑크수소(원자력 발전을 이용)도 청정수소로 인정받을 수 있다. 실제 미국의 청정수소 허브에는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만을 이용하는 곳이 2곳에 불과하며 나머지 5곳은 천연가스, 원전, 신재생을 조합해 수소를 생산한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연합(EU), 영국, 독일, 중국 등 세계 국가들은 탄소 중립의 중요한 수단으로 청정 수소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문제는 어디까지를 청정 수소로 볼 것이냐다. 이에 대해선 아직 국제적으로 합의한 기준은 없다. 각국은 우선 각자 상황에 따라 인증제를 도입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상호 교차 인증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청정수소 인증제 기준의 주요 쟁점은 임계점, 배출량 측정 범위, 시간적·공간적 상관성, 압력 및 순도 등이 있다.


임계점이란 단위 중량의 수소를 생산할 때 배출하는 온실 가스의 최대 인정범위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수소 1Kg을 생산할 때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이 4Kg(이를 4KgCO2eq/KgH2로 표시한다) 이내인 경우를 청정수소로 인정한다. 이때 임계점은 4Kg이다. 미국은 4KgCO2eq/KgH2 이내 4개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영국은 영국은 2.4KgCO2eq/KgH2 이내 4개 등급으로 청정 수소를 분류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3.38KgCO2eq/KgH2이내를 청정수소로 본다.


여기서 ‘eq’란 상당량이란 뜻의 ‘equivalent’의 약자다. 이산화탄소뿐 아니라 메탄, 이산화질소, 수소불화탄소, 과불화탄소, 육불화항 등 6개 온실가스도 배출량 계산에 포함한다는 뜻이다.


[C테크나우]그린·블루? No, 세계는 ‘청정 수소’로 간다

또하나의 이슈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측정 범위다. 현재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기준은 채굴에서 출하까지(well to gate, 웰 투 게이트)다. 이는 천연가스를 채굴하는 유정(well)에서부터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단계까지 얼마나 온실가스를 배출했는지를 살펴본다는 뜻이다. 미국과 영국이 이 기준을 적용한다.


‘웰 투 포트(Well to Port, 채굴부터 항구), ‘웰 투 휠(well to wheel, 채굴부터 주행)’ 등 보다 강력한 기준을 적용하는 곳도 있다. 청정수소를 해외에서 수입하는 경우 선박 운송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도 산정범위에 포함시키는 것이 ‘웰 투 포트’다. 독일은 웰 투 포트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EU는 청정수소를 인증하기 위해 시간적 상관성, 공간적 상관성까지 따진다. 청정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활용하는 재생에너지와 시간적, 공간적으로 밀접해야 청정 수소로 인정해주겠다는 것이다. 청정수소의 압력이나 순도도 고려 대상이다. 어느정도의 압력이나 순도로 생산할지에 따라 사용하는 전력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韓, 온실가스 4Kg 이하 ‘웰 투 게이트’ 기준 될 듯

산업통상자원부는 2021년부터 서울대 송한호 교수 등에 의뢰해 청정수소 인증제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올해에는 지난 4월 업계설명회와 6월 민관포럼을 통해 그동안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의견을 수렴했다. 정부는 연내 청정수소 인증제 고시 등을 통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연구 용역 결과 및 시행령 개정안을 종합할 때 국내는 미국처럼 4KgCO2eq/KgH2 이내 4등급 인증제를 도입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 경우 대부분의 블루수소와 핑크수소가 청정수소에 포함될 전망이다. 최근 수소법 시행령에서는 ‘5등급 이내’라는 다소 유연한 표현을 썼다.


온실가스 배출량 산출 범위는 1단계로 ‘웰 투 게이트’로 적용할 방침이다. 국내 기업들은 해외에서 청정 수소를 생산해 수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선박 운송에 따른 탄소배출량까지 포함하면 청정 수소로 인정받을 수 없다. 다만, 이 기준은 향후 무탄소 추진선 도입 등 기술 발전에 따라 ‘웰 투 포트’로 강화될 수 있다. 압력과 순도는 각각 3메가파스칼(Mpa), 99%를 적용할 전망이다.


업계가 스스로 배출량을 산정하기 위한 자가진단 프로그램도 배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에너지부(DOE) 산하 아르곤연구소에서 개발한 프로그램(GREET)을 이용해 수소 생산 과정의 배출량을 산정하고 있다.


정부는 청정수소 인증 기관을 인증운영기관(1개)과 인증시험평가기관(복수)으로 나눠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증 운영기관은 인증 신청 접수 및 발급 업무를 담당하며 인증시험평기관은 수소 생산 설비 등에 대한 현장 심사나 기술 검증을 맡는다. 정부는 청정수소 인증제의 본격적인 시행에 앞서 내년부터 3년간 예비인증 및 시범인증 사업을 수행할 예정이다.


[인터뷰]"청정수소 인증제 자리잡으려면 과감한 지원 뒤따라야" …이혜진 H2코리아 청정수소인증실장

“청정 수소 인증제가 시행되면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는 점에서 수소 업계의 기대가 큽니다. 하지만 수소 산업이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인센티브가 필요합니다.”


[C테크나우]그린·블루? No, 세계는 ‘청정 수소’로 간다

지난 23일 만난 이혜진 H2코리아(수소융합얼라이언스) 청정수소인증실장은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H2코리아는 수소 경제 활성화를 위해 2017년 출범한 민관 협의체다. 그동안 학계와 함께 청정수소인증제 도입을 위한 용역 연구를 수행했다.


수소 업계에서는 청정수소 인증제가 시행되면 규제 공백이 사라지면서 관련 사업을 속도감있게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더 큰 과제가 남아 있다. 바로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내는 일이다.


그린수소, 블루수소 등 청정수소 생산단가는 그레이 수소보다 비쌀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해외 주요국들은 청정 수소 생산에 수조원에서 수십조원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은 청정 수소 생산에 130억달러의 정부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여기에 수소허브 지원 예산 70억달러를 합하면 미국의 수소 지원규모는 200억달러(약 26조원)에 육박한다.


일본 정부는 지난 6월 수소 공급망을 갖추기 위해 민관이 공동으로 15년간 15조엔(약 14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독일은 정부와 린데, 지멘스 에너지, 노르덱스 등 기업들이 합작해 설립한 H2글로벌을 통해 청정 수소 지원 사업을 추진한다. 지금까지 모인 자금 규모는 45억유로(약 6조원)에 달한다.


EU는 혁신 기금을 활용해 역내에서 수소를 생산할 경우 8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영국은 저탄소 수소 생산 가격과 준거 가격간의 차액을 지원하는 수소생산비즈니스모델(HPBM)과 수소생산 프로젝트 투자비를 지원하는 탄소중립수소펀드(NZHF)를 함께 운용한다.


반면, 한국을 수소 생산에 대한 이렇다할 지원책이 없는 상황이다. 그나마 있던 수소 생산기지 구축사업 예산은 2021년 666억원에서 올해 88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런 상황에선 아무리 청정수소 인증제도가 도입된다 해도 적극적으로 사업에 나설 기업은 많지 않다.


해외에서는 생산비 차액을 보조(영국·일본) 하거나 정액을 지원(미국)하는 방식의 지원책을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은 1등급 청정수소를 생산할 경우 1Kg당 최대 3달러를 세액공제하거나 최대 30%까지 투제 세액을 공제받을 수 있다.



정부는 이번 수소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청정수소의 생산량·사용량에 따른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생산 지원 근거 조항을 담긴 했으나 아직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다. 이혜진 실장은 “이제는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정부가 수소 산업에 적극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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