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1승 남아
故구본무 회장 공수한 日 '아와모리 소주'에 주목
LG트윈스가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두면서 우승주로 사용될 일본 오키나와 전통주인 아와모리 소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LG트윈스와 아와모리 소주의 연은 LG트윈스가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한 19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와모리 소주는 2018년 세상을 떠난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이 야구단의 우승을 축하하기 위해 미리 준비한 선물로, 1994년 당시 우승 축승회에서 트윈스 선수단과 관계자들이 함께 나눠 마신 술이다.
당시 구본무 회장은 “내년에도 우승하면 이 술로 다시 건배하자”고 했다, 실제 이듬해 전지훈련지를 방문하고 돌아오고 나서 이 술을 세 통이나 사왔다. 다시 한번 영광을 재현하자는 의미였다. 하지만 이후 30년 가까이 우승과 연을 맺지 못하면서 구단 사무실에 보관돼 있던 소주는 2014년 이천 LG챔피언스파크를 세울 때 만든 사료실로 옮겨졌다.
아와모리 소주는 태국 쌀인 안남미와 오키나와 산 누룩 균, 효모, 물로 혼합해 만든 증류식 소주다. 알코올 도수는 15~40도(%) 사이로 보통 물에 타서 마신다. 석회암 지대인 오키나와는 논농사가 적합하지 않아 주로 태국산 안남미를 수입해 사용하고, 흑국균이 든 검은 누룩을 활용한다. 여타 증류주와 마찬가지로 숙성기간에 따라 맛이나 향이 달라지는데 오래 숙성될수록 가치가 높아진다. 보통 3년 이상 숙성한 원액만을 제품화한 것을 ‘쿠스(古酒)’라고 부르는데, LG트윈스의 아와모리 소주가 바로 이 쿠스다.
무관의 기간이 길어지면서 소주가 모두 증발해 사라졌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증류주는 매년 일정량 증발하는 가운데 보관 기간이 30년 가까이 된 만큼 술이 상당량 증발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승 축하주’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LG트윈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양이 많이 줄어든 건 사실이지만 몇 년 전에 세 통에 있던 걸 하나로 모았고, 현재 4분의 1 정도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와모리 소주의 잔존량을 확인하기까지 1승만이 남은 가운데 한국시리즈 5차전은 오는 13일 LG트윈스의 홈구장인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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