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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사실상 총선 이후로 미룬 주택용 전기요금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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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사실상 총선 이후로 미룬 주택용 전기요금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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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기요금 조정은 정치권 눈치, 총선 등 정치적 상황을 고려한 것이 아니다."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이 8일 전기요금 조정안을 발표하며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그는 대신 "악화하고 있는 한전의 재무구조, 원가보다 낮은 판매가격, 앞선 다섯 차례의 요금 인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주택용은 동결하고 산업용만 전기요금을 올린 이번 결정이 정치적 판단이 아니라 기획재정부와 한국전력공사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거친 '정부 자체적인 결정'임을 부각한 셈이다. 김동철 한전 사장도 "선거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도 전기요금 인상 결단 내려준 정부에 고마움을 표한다"며 요금결성 주체가 정부임을 강조했다.


정부와 한전은 '전기요금의 정치화' 비판을 의식한 듯 조정안 발표 주체와 장소를 지난 2분기 요금조정과 달리했다. 이창양 산업부 전 장관은 5월15일 국회의사당에서 진행된 전기·가스 요금 관련 당정협의회를 마치고 광화문 정부서울청사를 찾아 인상 결과를 브리핑했다. 하지만 이번엔 정부세종청사에서 산업부 차관, 한전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기요금 조정방안을 발표했다. 여당과 정부, 대통령실은 지난 5일 고위 당정협의회를 비공개로 열어 전기요금 인상 여부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 뒤였다.


산업용(약 44만호) 중에서도 대용량 고객인 대기업들이 사용하는 산업용 '을' 전기요금만 킬로와트시(kWh)당 평균 10.6원 올리고 주택용·일반용 전기요금과 중소기업이 사용하는 산업용 '갑' 요금은 동결한 이번 결정은 수익자 부담과 원가주의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 이번 산업용(을) 요금 인상에 따라 해당 요금을 적용받는 중견·대기업은 월 431만원의 요금을 더 내야 한다. 이에 대해 강 차관은 "산업용(을)은 가정보다 100배 정도 전기를 많이 쓰는 기업인데 그동안 값싼 전기요금 혜택을 누려왔다"며 "기업들이 에너지효율, 경영효율을 높여 (요금 인상 부담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용 전기요금에 높은 인상률을 차등 적용한 결과 작년 11월엔 주택용은 kWh당 128.99원, 산업용은 143.04원으로 산업용이 더 비싸졌다. 전기요금 조정안 발표 직후 경제단체들은 "이번 '핀셋' 인상이 전기요금 원가주의 원칙에 부합되는지는 살펴봐야 한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산업용은 고압으로 보내고 많이 쓰기 때문에 주택용보다 전력 공급원가가 낮다.



유가가 상승하면 전기요금도 오르는 '연료비 연동제'는 2021년 시행됐다. '전기요금 원가주의'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강조한 사항이다. 제도도 정부의 방침도 정해져 있는 전기요금 조정 체계가 앞으론 제대로 작동하길 바란다.




세종=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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