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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왔지만 제약·바이오에는 대형 기술수출 ‘훈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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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근당, 노바티스에 희귀질환 치료제 수출
총액 13억달러…임상 1상 마쳐

오름테라퓨틱, BMS에 백혈병 치료제 수출
계약금만 1억불…'사상 최대 규모'

겨울이 찾아오기 시작하는 11월이 됐지만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는 최대 규모 기술수출 계약이 잇따라 터지면서 때아닌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그 주인공은 노바티스에 희귀질환 치료제를 기술수출한 종근당과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BMS)에 백혈병 치료제를 수출한 오름테라퓨틱이다.


한파 왔지만 제약·바이오에는 대형 기술수출 ‘훈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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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종근당은 노바티스와 최대 계약 규모 13억500만달러(약 1조7302억원), 계약금 8000만달러(약 1061억원)에 히스톤디아세틸화효소6(HDAC6) 저해제인 'CKD-510'을 수출한다고 밝혔다. 이어 바로 이날 늦은 저녁에는 오름테라퓨틱이 총액 1억8000만달러(약 2336억원), 계약금 1억달러(약 1298억원)에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고위험 골수형성이상증후군 환자 치료제인 'ORM-6151'을 기술수출했다고 밝혔다.


CKD-510은 HDAC6 저해제로 종근당이 희귀질환인 샤르코-마리-투스병(CMT)과 심방세동 치료제 등으로 개발하고 있다. 전임상 연구에서 심혈관질환 등 여러 HDAC6 관련 질환에서 약효가 확인됐고, 프랑스와 미국에서 진행한 임상 1상을 통해 안전성과 내약성, 제형 변경 가능성 등을 확인했다. 2020년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CMT 치료제로 희귀의약품 지정(ODD)을 받기도 했다.


한파 왔지만 제약·바이오에는 대형 기술수출 ‘훈풍’ 종근당 본사 전경[사진제공=종근당]

종근당의 최대 13억달러 규모 기술 수출은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집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뤄진 제약·바이오 기술 거래 중 최대 규모이고, 종근당에게도 역시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기술 수출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첫 빅 파마 계약임에도 높은 계약금 비율과 적합한 파트너사 선정 등 양질의 계약을 성사했다"며 "임상 단계가 앞서 있고,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이며 임상 1상을 종료해 2상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김영주 종근당 대표는 "이번 계약은 역대 최대 규모로 종근당이 매년 매출액 대비 12%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꾸준히 투자하여 개발한 혁신 신약 후보물질 중 하나를 다국적사에 기술수출하게 되어 보람을 느끼고 연구원들에게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오름테라퓨틱 '사상 최대 계약금 규모' 빅딜 성사

오름테라퓨틱의 ORM-6151은 계열 내 최초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는 항 CD33 항체 기반 GSPT1 단백질 분해제 약물이다. 분해제·항체접합제(DAC)로 불리는 구조로 이는 최근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항체·약물접합체(ADC)와 유사하면서도 다르다. ADC에서 암세포를 죽이는 역할을 하는 페이로드(독성 약물) 자리에 암세포의 단백질을 제거하는 분해제를 붙인 구조다. ORM-6151은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 또는 고위험 골수형성이상증후군 환자 치료를 위한 임상 1상 계획을 FDA로부터 승인받은 상태다.


오름테라퓨틱의 경우 계약 총액 규모는 종근당에 비해 작지만 계약금은 오히려 더 많다. 이 같은 계약금은 올해를 넘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이뤄낸 기술수출 중 역대 최대 계약금으로 평가된다. 2015년 한미약품이 사노피에 수출한 당뇨신약 3종 총 4억유로(약 5587억원, 이후 2억400만유로로 축소), 같은 해 한미약품이 얀센에 수출한 지속형 비만 당뇨치료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 1억500만달러에 이어 2019년 SK바이오팜이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의 유럽 내 권리를 아벨 테라퓨틱스(현 안젤리니파마)에 수출한 1억달러와 함께 공동 3위 수준이다. 앞서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물질들이 모두 기술반환됐음을 고려하면 현재 유효한 계약 중에서는 공동 1위까지 올라선다.


한파 왔지만 제약·바이오에는 대형 기술수출 ‘훈풍’ 오름테라퓨틱 로고[사진제공=오름테라퓨틱]

또 다른 주목할 점은 총계약 규모 대비 계약금의 비중이다. 기술이전 계약에서 계약금은 이후 물질 개발에 실패하더라도 통상 반환되지 않는 만큼 계약금의 비중은 기술을 도입하는 회사에서 얼마만큼 물질의 성공 확률을 확신하고, 미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는지에 대한 지표로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통상 개발 단계가 많이 진행된 후보물질일수록 계약금의 비중이 높아지게 된다. ORM-6151 정도의 전임상~임상 1상 수준의 후보물질이라면 계약금 비중은 30%만 넘어도 과감한 베팅으로 평가받고, 임상 3상 단계까지 넘어가도 계약금 비율이 절반을 넘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앞서 언급된 국내 대형 기술수출들 역시 대부분 계약금이 총액의 10% 수준이다. 하지만 BMS에서 이번 계약금의 비중을 무려 55.6%까지 올렸다는 건 ORM-6151의 성공을 자신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기존 연구에 시너지 원하던 빅 파마의 수요에 맞춘 기술이전

이 같은 노바티스와 BMS의 움직임은 그동안 진행해왔던 자신들의 연구·개발(R&D) 파이프라인을 보강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CMT는 다양한 유형이 있는데 1유형 환자가 전체의 약 60%를 차지하고, 그다음으로 2유형이 12~36%를 차지한다. 대기업 오너 일가에서 가족력을 갖고 있어 희귀질환임에도 상대적으로 유명한 질환이다.


희귀질환 치료 분야의 강자로 꼽히는 노바티스는 지난 7월 디티엑스파마(DTx Pharma)를 10억달러에 인수해 FDA의 ODD를 받은 1유형 치료제 'DTx-1252'를 확보한 상태다. CKD-510의 경우 HDAC6 저해제라는 기전을 봤을 때 2유형의 치료에 효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CMT에 있어서 대부분의 환자를 커버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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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M-6151 역시 분해제·항체접합제라는 다소 생소한 기전이지만 BMS에서는 이미 관련 플랫폼을 연구해오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9월 BMS가 연구해오던 같은 GSPT1 분해 약물인 'CC-90009'에 대해 진행 중이던 임상 1상을 중단하면서 이를 대체할 신규 파이프라인으로 전임상에서 CC-90009 대비 더 강력한 효능과 내약성을 보인 ORM-6151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보인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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