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銀 1000억원 규모 소상공인 금융지원 실시
우리금융 "국민 눈높이 맞는 방안 곧 발표"
윤석열 대통령이 ‘종노릇, ’갑질‘, ’독과점‘ 등 강도 높은 표현으로 은행을 비판한 지 일주일도 안 돼 하나은행이 이자 환급, 서민금융 확대를 담은 상생금융 방안을 내놨다. 우리은행 등 나머지 은행들에서도 추가 대책이 줄줄이 나올 걸로 보인다.
3일 하나은행은 1000억원 규모의 소상공인 대상 금융지원대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개인사업자 고객 중 약 30만명을 대상으로 ▲이자 현금환급(캐시백) ▲서민금융 공급 확대 ▲에너지생활비·통신비 지원 ▲경영 컨설팅 지원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우선 다음 달부터 40억원 규모 ‘이자 캐시백’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으로 원금 또는 이자 상환을 유예해온 고객 2500여명에게 6개월 동안 전월 납부한 이자를 매달 돌려주기로 했다. 또 지난 9월부터 ‘만기연장·상환유예 지원 조치’가 종료된 고객들의 대출 약 1500억원에 대해 은행 자체 연장 조치를 지속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자영업자 고객(2만1000명, 210억원 규모) ▲중신용 소상공인 정책금융 대출 상품 '희망플러스 보증부대출' 이용 고객(3만2000여명, 115억원 규모) ▲지역신용보증재단 보증서 신규 대출 고객(약 6만여명, 300억원 규모)에게 이자를 돌려주는 총 665억원 규모 '이자 캐시백' 프로그램도 실시한다.
에너지 생활비와 통신비도 지원한다. 서민금융상품 이용자, 고금리 취약 차주 등 은행이 선정한 금융취약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1인당 최대 20만원, 약 300억원 규모의 에너지 생활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신규 가맹점 소상공인 고객에게는 1인당 5만원(약 20억원)의 통신비를 지원하고, 개인사업자대출 이용 고객 일부를 선정해 컨설팅 비용 1인당 50만원(약 15억원)을 제공할 계획이다.
우리금융그룹도 소상공인·자영업자·청년 등 취약계층 대상 상생금융 대책을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이날 전 계열사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긴급회의를 열어 상생금융 추진 현황 점검과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임 회장은 “지난번 발표했던 상생금융 약속을 지키는 것에 더해 국민 눈높이에 맞춰 더 좋은 방안들을 찾아서 빠른 시일 내에 실질적 도움을 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이 준비하는 상생금융 대책은 기존 상품 개선, 기존 대출의 금리 인상 또는 연체 발생 등으로 고통 받고 있는 국민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에 초점을 맞출 걸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경기침체와 고금리로 고통 받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청년 등 취약계층 대상 맞춤형 상생금융패키지 기본 설계를 마치고 세부사항을 다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 추가 대책 발표는 윤 대통령이 연달아 소상공인, 자영업자 대출 상환 문제를 언급하고 나선 상황에서 나왔다. 그는 지난 30일 국무회의에서 "죽도록 일해서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치는 현실에 '마치 은행에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고 했고 지난 1일에는 "우리나라 은행들은 갑질을 많이 한다. 이것도 일종의 독과점"이라고 말했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