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강경파 반대에 하원의장 도전 철회
이스라엘 지원·내년 예산안 등 현안 산적
미국 공화당 하원의장 후보로 당선된 스티브 스컬리스 원내대표가 당내 갈등 끝에 결국 하원의장직 후보에서 사퇴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인 하마스에 기습 공격을 당한 이스라엘 지원과 내년 예산안 처리 등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미 헌정 사상 초유의 하원의장 해임에 따른 공백 사태가 장기화하며 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스컬리스 대표는 이날 저녁 열린 비공개 회의에서 공화당 의원들에게 이 같은 의사를 밝혔다.
앞서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의 해임결의안을 통과시킨 뒤, 스컬리스 대표를 차기 공화당 하원의장 후보로 선출했다. 하지만 당내에서만 10명 안팎의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서 결국 스컬리스 대표의 사퇴로 이어졌다.
스컬리스 대표가 하원의장으로 선출되기 위해서는 재적(433명) 과반인 217표가 필요하다. 하지만 전체 221명의 공화당 의원 중 최소 12명이 스컬리스 후보를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있다고 미 CNN 방송은 보도했다. 스컬리스 후보는 하원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경쟁자였던 짐 조던 위원장 지지자들로부터 표를 모으기 위해 설득전에 나섰지만 이 역시 쉽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하원 내 공화당 의석수는 민주당(212명)보다 근소한 우위라 당내 이탈표가 발생할 경우 매카시 전 하원의장 선출 때와 같은 진통이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는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 의회는 공전 상태지만 현재 미국 안팎을 둘러싼 상황은 녹록지 않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간접적으로 전쟁에 관여하고 있는 이스라엘, 우크라이나에 대한 패키지 지원안 승인을 의회에 요청하고 있다. 내년도 예산안 처리도 시급하다. 지난달 말 통과된 임시 예산안이 만료되는 다음달 17일까지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지 않을 경우 연방정부 업무가 중단되는 셧다운 사태가 초래될 우려가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사태는 당내 분열만 심화시켰을 뿐"이라며 "데드라인이 다가오는 예산안 처리와 중동 전쟁에 대한 의회의 대응은 늦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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