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업권 PF 정상화 지원펀드 출범…4000억 규모

캐피탈社 9곳 출자…자체 정상화 방안 마련

여전업계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정상화를 지원하기 위해 4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성한다. 사업장을 선별해 700~1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하며 PF 시장 연착륙을 유도할 계획이다.

여신금융협회는 26일 서울 중구 협회 내부에서 이같은 '여전업권 PF 정상화 지원펀드' 출범식을 개최했다. 여전업계에서는 그간 부동산 PF 시장 연착륙을 위해 사업장 만기연장, 연체채권 매각 및 상각 등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이로는 부족하다고 판단, PF 사업장 재구조화를 더욱 촉진할 수 있도록 주요 캐피탈사 9곳이 신규 자급을 공급해 펀드를 조성하고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펀드 자금은 신한, 하나, KB, 우리금융, IBK, 메리츠, BNK, NH농협, DGB 등 9개 캐피탈사가 투자자로 참여해 1600억원 규모를 출자하고,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2400억원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마련될 예정이다. 조성한 자금은 ▲사업부지 인수 ▲채권 매입 ▲사업자금 지원 등 투자유형별로 하위 투자기구에 투자하거나 직접 투자하는 방식으로 정상화 가능한 사업장에 투입된다.

펀드운용사인 한투리얼에셋운용은 외부 자문기관으로부터 회계·법률 검토를 받은 후 현장 실사를 진행한다. PF사업장을 선별하고 투자 타당성을 검토해 4~6개 사업장을 최종 선정한 뒤 사업장별로 700~1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같은 과정을 거쳐 실제 펀드 다음 달 하순께 출시될 전망이다. 금감원은 여신금융협회와 함께 펀드 운영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적극 해소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한 이번 여전업권 사례를 여타 금융권역에 전파해 전체 금융권으로 확산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은 "민간의 힘으로 자체 정상화 방안을 마련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이번 펀드 조성이 성공사례가 되도록 참여자들 간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준수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정부 지원책에 더해 오랜 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한 시장 참여자들이 신규 자금공급을 통해 사업장 재구조화에 나서 준다면, PF 시장 정상화와 주택공급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부실화 우려 부동산 PF 사업장의 재구조화를 위한 투자가 민간투자영역의 하나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장 의견을 청취해 투자활성화를 지원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