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로스가 방송에서 최초로 그린 그림
최초 소유자는 방송 당시 자원봉사자
아름다운 풍경을 손쉽게 그려내며 "참 쉽죠?"라는 말로 시청자를 격려하던 미국 화가 밥 로스 (1942∼1995)의 작품이 약 131억원에 매물로 나왔다.
19일(현지시각) 미 공영라디오 NPR 등에 따르면, 미국 미네소타주(州) 미니애폴리스에 있는 화랑 '모던 아티팩트'는 로스가 TV쇼 '그림 그리기의 즐거움'(The Joy of Painting) 1화에서 그린 작품을 985만 달러(약 131억원)에 판매한다.
매물로 나온 그림은 '숲속의 산책'(A Walk in the Woods)이라는 제목의 유화로 로스가 해당 프로그램 1화에서 30분 만에 완성한 그림이다. 가로 24인치·세로 18인치 크기의 그림에는 구불거리는 돌길, 푸른 연못, 노랗게 물든 나무 여러 그루가 묘사되어 있고, 작품 왼쪽 하단에는 로스의 서명이 있다.
NPR은 "로스의 작품 중 가장 비싼 가격"이며 "역사적으로도 큰 반향을 불러올 수 있는 그림"이라고 설명했다.
로스는 1983년부터 미국 최대 공영방송 PBS에서 방송된 프로그램 '그림 그리기의 즐거움'을 통해 큰 인기를 얻었다.
그는 이 프로그램에서 '누구나 쉽고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그림을 그리자'를 모토로 단시간에 아름다운 풍경화를 그리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프로그램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11년간 31시즌 403회나 이어졌으며, 미국에서만 9억 3500만 가정이 시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프로그램은 1994년 EBS에서 '그림을 그립시다'라는 제목으로 방송되어 국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로스는 '밥 아저씨'라 불리며 사랑받았다. 한국 외에도 일본, 멕시코, 필리핀, 대만, 홍콩, 터키, 네덜란드, 영국, 독일, 스위스, 벨기에, 오스트리아, 캐나다 등 많은 나라에서 방송됐다.
이번에 매물로 나온 작품의 원래 소유자는 '그림 그리기의 즐거움' 시즌 1이 방영될 때 PBS에서 일했던 자원봉사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1983년 11월부터 이 작품을 소장했던 그는 당시 자선 모금 행사에서 100달러(약 13만 원) 미만을 주고 이 그림을 사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올해 초 모던 아티팩트에 해당 그림 소유권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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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는 1942년 플로리다주 데이토나에서 태어나 미 공군에서 20년간 복무한 뒤 미술 강사로 활동하다가 53세에 림프종으로 숨졌다. 그는 생전 그림 3만 점 이상을 그렸다고 밝혔을 정도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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