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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 전국 최초 사전장례주관 의향 관리 호응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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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 1인 가구 대상 사전장례주관 의향서 접수…응급상황·사망 시 연락할 지인 등을 복지플래너가 관리...사전장례주관 의향서 등록, 웰다잉(죽음준비) 교육 등 천호2동과 강일동 시범운영 시작으로 내년에는 전 동 확대

강동구, 전국 최초 사전장례주관 의향 관리 호응 높아 웰다잉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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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이수희 구청장)가 저소득 1인 가구의 무연고 사망에 대비할 수 있도록 사전에 장례를 주관할 사람을 지정하고 사회보장정보시스템에 등록하는 ‘사전장례주관 의향 관리 사업’을 전국 최초로 운영, 주민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소홀하게 대접받는 죽음 없도록…자치구 최초 사전장례주관 의향 관리


최근 기초생활수급자의 사망 시 연고자가 없거나 연고자가 있어도 시신 인수를 거부하여 공영장례를 치르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 4월에도 홀로 살던 58세 기초생활수급자 김모씨가 자택에서 숨긴 채 발견되어 모친과 형제, 조카에게 연락했으나 모두 시신 인수를 거부하여 병원 안치실에 33일 안치됐다가 공영장례를 치르기도 했다.


이처럼 고독사나 무연고 사망으로 사후 존엄성을 지키기 어려워지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올해 3월 무연고 사망자의 장례 주관자의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으로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이 개정됐다. 친족관계가 아니더라도 사망하기 전에 장기적·지속적으로 친분을 유지했거나 종교활동, 사회활동 등을 함께한 사람, 생전 본인이 서명한 문서 등 방식으로 지정한 사람도 희망하는 경우 장례 의식을 주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강동구는 지난 5월에 전국 최초로 ‘사전장례주관 의향서 관리 사업’을 운영했다. 1인 가구인 60세 이상의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중 희망자를 대상으로 사전장례주관 의향서를 작성하여 의료적인 위급상황이 발생하거나 사망 시 연락할 가족 또는 지인이 있는지, 장례를 치러주거나 유류품을 처분해 줄 사람은 있는지 등을 미리 파악할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사망 및 응급상황 발생 시 사전에 파악된 연고자에 연락하여 장례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하고, 연고자가 있어도 시신 인수를 거부·기피하거나 연고자가 장례처리 능력이 없음이 확인되는 경우에는 신속하게 공영장례를 준비할 수 있게 된다.


시범운영으로 사전장례주관 의향서 접수를 시작한 천호2동에서는 8월말 기준으로 40명이 넘는 주민이 신청했다. 천호2동의 한 복지플래너는 “사전장례주관 의향서 작성 안내 시 주민들이 ‘죽음’에 대한 연상 때문에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 웰다잉 교육과 생전정리에 대해 적극적으로 안내드리고 있다.”며 “가족과 연락이 두절된 상태로 치매 증세를 보이던 주민이 지인과 함께 사전장례주관 의향서를 접수하시는 모습을 보고 복지플래너로서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구는 접수된 사전장례주관 의향서를 사회보장정보시스템(행복e음)에 등록하고 신청자의 응급상황 발생 또는 사망 시 신속하게 연고자 확인 및 사후 정리를 위해 활용할 수 있도록 동주민센터 복지플래너와 함께 체계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웰다잉(죽음 준비) 교육


지난 6월 천호2동 주민센터에서는 웰다잉 교육 ‘별밤’이 진행됐다. 존엄한 삶의 마무리를 위해 구에서 강동종합사회복지관과 함께 60세 이상 1인 가구 기초생활수급자를 대상으로 생전·후 정리서비스에 대한 인식개선 교육을 시행한 것이다. 이 날 교육에서는 ‘죽음을 잘 준비하는 것은 삶을 잘 살아야 가능한 것’임을 공유하고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에 대해 안내하는 시간도 가졌다.


사전연명의료 의향서는 본인이 의식이 없는 상태이거나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본인의 의료결정을 존중,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연명 치료(생명 유지를 위한 의학적 시술)에 대한 의사를 미리 결정하고 문서로 남기는 것이다.


교육에 참여한 천호2동 박OO 어르신은 “교육을 통해서 나의 삶을 되돌아보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해볼 수 있었다”며 “연명치료에 대해 생각은 있지만 어떻게 할지 몰랐는데, 교육이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구는 강동노인종합복지관과 함께 수시로 사전연명의료 의향서의 취지 및 효력, 철회 절차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작성을 지원하고 있다.


자치구 최초로 생전정리서비스 지원한 강동구


강동구는 서울시 자치구 중에는 처음으로 ‘생전정리서비스 지원사업’을 시작한 곳이기도 하다. 지난해는 자치구-사회복지관-사회적 기업이 3자 업무협약을 체결해 기초생활수급자를 위한 유언장 작성, 재산 정리 등을 지원한 바 있다. 또 무연고 사망자 시 처분이 어려웠던 임차 보증금 등의 잔여재산을 제3자가 소유하지 못하도록 체계를 마련하고 서울사회복지공인법센터와의 협약으로 전문적인 법률 검토 및 소송 수행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생전정리서비스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사전장례주관 의향서 작성과 함께 웰다잉(죽음준비) 인식개선 교육을 운영하고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대한 정보제공 및 작성 지원을 신규사업으로 진행한다. 이와 더불어, 저소득 무연고 사망자에 대한 상속재산 처리와 사망자 안치료 지원도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천호2동 시작으로 강일동 추가 운영 선정…2024년 전 동 확대 운영


구는 사전장례주관 의향서 등 생전정리서비스를 천호2동에 이어 강일동에서도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시범 운영 동은 65세 이상의 저소득 1인 가구가 많은 동 순서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구는 9월부터 강일동 주민 중 1인 가구인 65세 이상의 기초생활보장수급자를 대상으로 희망자를 모집하여 사전장례주관 의향서 작성 및 웰다잉 인식개선 교육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올해 운영 결과에 따라 내년에는 전 동으로 확대 실시, 강동시니어클럽과 연계하여 ‘찾아가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상담소’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수희 강동구청장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유지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권리”라며 “소중한 구민의 삶이 소홀하게 대우받는 일이 없도록 생애 전반을 아우르는 강동형 복지를 구현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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