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민주당 리더 맡다 지난해 2선 후퇴
올해 83세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원(민주당·캘리포니아)이 내년 11월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펠로시 의원이 만약 내년 선거에서 당선되면 20선이 된다.
펠로시 의원은 8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어느 때보다 우리 시(市)는 샌프란시스코의 가치를 발전시키고 회복을 촉구하기 위해 우리를 필요로 하고 있다. 모두를 위한 자유와 정의를 보여주는 미국 국기가 여전히 있다는 것을 우리는 보여줘야 한다"면서 "이것이 내가 재선에 출마하는 이유다. 여러분의 한 표를 정중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펠로시 의원은 가정주부로 지내다가 1987년 보궐선거로 하원의원에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다. 그는 2007년 여성 최초로 하원의장에 선출된 데 이어 2018년 재당선되는 등 두 차례 하원의장직에 올랐다. 미국의 대표적인 진보 성향의 도시 중 하나인 샌프란시스코를 거점으로 활동해 온 펠로시 의원은 2003년부터 20년 동안 민주당의 리더 역할을 맡다 지난해 2선으로 후퇴했다.
펠로시 의원은 대규모 선거자금 동원 능력으로 민주당 내에서 확고한 입지를 굳힌 인물이다. 또 AP통신은 그가 핵심적인 전략가라고 평가했다. 펠로시 의원을 잘 아는 소식통은 AP통신에 "펠로시 의원은 내년 선거가 미국 민주주의의 중요한 순간이라고 믿고 있으며, 바이든 대통령을 재선시키고 제프리스 의원을 하원의장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펠로시 의원의 출마 선언은 미국 내에서 고령 정치인을 둘러싼 논쟁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 더욱 이목을 끈다.
펠로시 의원은 당 일각에서 건강 문제로 상원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던 현역 최고령 다이앤 파인스타인(90·캘리포니아) 상원의원에 사퇴를 요구하자, 이는 여성 의원에 대한 성차별이라면서 파인스타인 의원 편을 들었다. 파인스타인 의원은 내년 선거에 불출마할 계획이다.
또 미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널 의원(81)은 지난 7월에 이어 지난달 기자회견 도중 갑자기 말을 멈추고 30초간 전방을 멍하게 바라보는 증세를 보였다. 이는 이른바 '30초 얼음' 사태로 불리며 고령 정치인에 대한 정신감정 및 정치인 연령 상한 도입 필요성 여론을 들끓게 했다. 2024년 대선에서 재임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은 80세며, 그와 맞붙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77세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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