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경진대회 결승…경제단체 중 첫 개최
40대 이후 출산지원방안 제시한 참가자 최우수상
"20대 건강검진 항목에 '가임력' 추가해 관리"
"20대 초부터 남녀 모두 안전한 출산을 위해 가임력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20대 건강검진 항목에 '가임력'을 추가해 가임 가능성을 미리 파악하도록 지원해주세요".
한국무역협회가 3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저출산 극복대책 논문 경진대회' 우승자 박효진 대구대 난임연구소 연구원은 40대 이후 임신을 20대부터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MZ 세대에 저출산 대책을 묻는 경진대회를 연 것은 경제단체 중 무협이 처음이다.
대회에는 구자열 무협 회장, 정만기 무협 부회장, 이인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 정 부회장과 이 원장, MZ세대 시민 40명, 기자단 8명 등 50명이 예선을 통과한 논문 10편 중 최우수상 1편, 우수상 1편, 장려상 1편 등을 가렸다. 수상자에게는 소정의 상금과 무협회장상을 줬다.
박 연구원은 생식 세포 냉동 보관을 통한 40대 이후의 출산지원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박 연구원은 "사람 가임 생명은 만 35세까지고 이후 가임 가능성이 급락한다"며 "20대 초반부터 남녀 모두 가임력 관리를 (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20대 건강검진 지원 및 검진 항목에 가임력을 넣고 웨어러블 기기 연동 건강상태 모니터링 시스템을 보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 연구원은 "건강한 20~30대 초반에 남녀 생식 세포를 냉동 보관하도록 지원해 젊을 때 개인의 경력을 완성하고 40대 이후 기존에 보관한 생식 세포를 활용해 출산하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난임, 노화 때문에 출산을 포기하는 상황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우수상을 받은 송스란 숙명여대 발표자는 둘째 자녀 출산 지원을 중심으로 저출산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했다. 송 발표자는 "첫째 출산 후 30개월 안에 둘째를 낳으면 육아휴직 급여를 150% 수준으로 주는 한국식 '스피드 프리미엄'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며 "만 13세 이하 자녀 부모를 대상으로 육아 재택근무 및 근로시간 단축 의무화, 남성 육아휴직 할당제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장려상을 받은 별빛바람팀(이상훈 숭실대 발표자 등 3인)은 "출산 장려 전문 기관을 신설하고 통합 플랫폼을 구축해 출산 상담 등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또 MZ 세대 중심 베이비시터 제도를 도입해 결혼·출산·육아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이 팀은 "자체 계산 결과 해당 대책을 시행하는 데 예산이 15조가량 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약 18년 뒤 세금으로 (예산을) 모두 회수할 수 있다"고 했다.
이밖에 소아청소년과 의사 별도 양성, 대학 연애 교양과정 신설, 정부 주도 데이트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안전한 만남 지원 등이 제시됐다.
구 회장은 "저출산 문제가 국가의 존립을 위협할 수도 있는 만큼 기업과 사회 구성원 모두 미래 세대가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무협도 저출산 관련 정책 건의 등 출산·양육 친화적 기업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할 것"이라고 했다.
정 부회장은 "낙태 아동 숫자가 수만~수십만 명으로 추정되는 상황인 만큼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아이를 가진 임산부가 출산을 하도록 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임신 기간 필요시 병원비, 의료비를 지원하고 출산 이후 영아 학교 설치 등을 통해 양육까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출산 이후가 아니라 임신 시작부터 출산 장려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했다.
무협은 다음 달부터 7만 회원사를 대상으로 '출산·양육 친화 모범 수출기업 공모전'을 진행한다. 무협 관계자는 "양육 친화적 문화가 무역 업계 전반에 확산하도록 다양한 사업을 지속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