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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공무원도 민첩하게"…사무관→차관 ‘직보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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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 사무관→팀장→과장→정책관→실·국장→차관→장관
수직적인 보고체계 타파…차관까지는 보고순서 다 없앤다
'글꼴 양식 뭐였더라'…시간 허비하는 엘리트 공무원들
거추장스러운 반복 작업은 자동화…보고서 초안은 AI가

[단독]"공무원도 민첩하게"…사무관→차관 ‘직보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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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공직사회의 일하는 방식을 전면적으로 개편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공무원들을 향해 “업무방식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주문하면서다. 차관 검토까지 5단계가 걸리던 수직적·위계적 보고방식은 1단계로 대폭 축소한다. 행정문서의 초안은 인공지능(AI)이 작성하고, 다른 부서의 문서도 쉽게 열어볼 수 있도록 하는 등 폐쇄적인 칸막이는 걷어낸다.


25일 아시아경제가 입수한 ‘행정문서혁신 10대 추진과제’에 따르면, 정부는 ‘일 잘하고 신뢰받는 정부’를 비전으로 내걸고 이 같은 정책을 추진한다. 최신 디지털 기술을 행정문서에 접목하고, 데이터에 기반한 과학행정을 통해 효율성·개방성·과학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 관계자는 “정책, 메시지, 의사결정이 더 중요한데 정작 형식에 몰두하는 지금의 업무관행을 바꾸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관도 4급 팀장과 동시에 검토, 정부 문서 초안은 AI가 작성
[단독]"공무원도 민첩하게"…사무관→차관 ‘직보고’한다

가장 크게 달라지는 부분은 보고체계다. 공무원들은 통상 하나의 정책을 만들 때 초안을 작성하고 종이문서로 출력한 뒤 회의와 내부보고를 진행한다. 처리방침이 확정되면 자체 전자결재 프로그램인 '온나라'에 담당자가 공식적인 기안을 올린다. 검토는 팀장 → 과장 → 정책관 → 실·국장 → 차관 순서로 진행한다. 모든 검토가 마무리되면 장관에게 결재를 받는다.


보고체계가 수직적이다 보니 업무속도는 느리고 처리방식은 비효율적이었다. 결재라인에 속한 인물이 부재하거나 바쁘면 검토가 모두 끝난 사안인데도 정책 결정이 한없이 늘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중간 간부들의 검토를 모두 통과했는데 차관의 수정지시로 처음부터 다시 보고를 준비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누가 수정을 지시했는지 헷갈려 파일명에 ‘과수(과장이 수정함)’, ‘국수(국장이 수정함)’ 등을 매번 표기하는 일까지 생겼다.


앞으로는 처리가 확정된 사안을 결재할 때 보고순서를 모두 건너뛰는 ‘병렬검토’ 방식이 도입된다. 직위에 상관없이 차관도 팀장과 동일한 단계에서 검토를 한다. 사무관이 작성한 보고서를 차관이 곧바로 받아본다는 뜻이다. 혼란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문서관리카드에는 검토자에게 보고가 이뤄진 시점을 기록한다. 달라진 업무방식은 이르면 다음 달 행정안전부에 적용하고, 내년에는 모든 부처로 확대 시행한다.


AI 행정비서 개발도 공식적으로 진행한다. AI 비서는 정부가 생산한 행정문서 데이터를 학습하고, 공무원이 직접 작성해야 하는 문서의 초안을 써주는 역할을 맡는다. 먼저 공개가 가능한 보도자료나 연설문, 법령 데이터, 정보공개청구 매뉴얼 등을 활용해 시범서비스를 만든다. 이후 실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민간의 초거대 언어모델을 활용해 정부 자체 AI 시스템을 구축한다. 해당 시스템은 온나라 업무관리시스템에 먼저 적용하고, 이후 다른 업무와 시스템으로 확산시킬 예정이다.


정부는 AI 행정비서의 도입으로 업무 처리 속도가 확연히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불필요한 단순작업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공무원들은 보고서에 담기는 추진 배경을 쓰기 위해 과거에 발표했던 보도자료를 하나씩 다 열어보는 작업을 수행해왔다. 추진 근거로 쓰기 위한 법령과 데이터를 찾는 데도 상당한 시간을 쏟았다. 정부부처 관계자는 “글꼴이나 밑줄 같은 양식 맞추기 작업만 건너뛰어도 업무시간이 대폭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부서 칸막이 낮추고, 기관 내 데이터 공유 활성화
[단독]"공무원도 민첩하게"…사무관→차관 ‘직보고’한다

부서 간 칸막이도 획기적으로 낮춘다. 공무원들은 문서를 생산하면 공개범위를 입력하는데, 전체문서의 76.2%가 ‘부서공개’다. 같은 기관에 속해있는데도 부서가 달라지면 정보를 알 수 없다는 뜻이다. 이에 기본 공개범위를 ‘기관공개’로 바꾼다. 만약 기관공개를 하지 않고 부서공개를 고집하면 변경 사유를 입력하게 한다.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내부 설문조사에서 약 81%의 응답자가 찬성한 정책인 만큼 내년 중 모든 부처에서 실시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월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공직자들의 마인드가 바뀌지 않으면 경제 전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공직자들의 일하는 방식과 생각도 과감하게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경쟁국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던 SK하이닉스 용인반도체 공장건설을 언급하며 공직사회의 느린 업무 속도를 비판하기도 했다. “민첩하고 유연한 정부로 거듭나야 한다”는 주문도 있었다.


초거대 인공지능(AI) 기술 발전도 업무혁신의 계기가 됐다. 정부 내에서는 디지털 전환기를 맞아 정부가 생산하고 보유한 행정문서를 데이터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온나라 업무관리시스템상 문서가 2017년 1140만건에서 2021년 1468만건으로 점차 증가하는데, 양질의 데이터 활용기반을 조성해야만 성공적인 디지털플랫폼 정부의 실현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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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챗GP가 화제를 끌자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행안부 업무보고에서 “이쪽을 잘 아는 지인한테 2023년도 대통령 신년사를 챗GPT가 한번 써보게 해서 제가 받아봤다. 그럴듯하다. 정말 훌륭하더라”고 평가했다. 새로 부임한 장관의 언론간담회에 공무원들이 2주동안 자정에 퇴근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이런 챗GPT가 있으면 2주간 밤 안 새우고 (준비를) 하루만 해도 되지 않겠나 싶다”고 언급했다.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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