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한 카페 직원에게 팁" 요청…"사장이 돈 줘야지 손님이 왜?" 부정적

국내 음식점·택시 서비스 등에 팁 문화 도입
"사장이 인센티브 줘라"…일단 부정적 여론
단 자발적 팁 지급은 불법으로 보기도 어려워

최근 국내 식당이나 카페 등에서 팁 지급을 요청받았다는 사연이 잇따르며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업체가 소비자에게 팁을 먼저 요구하는 행위에 대해 전문가들은 법적으로 문제 삼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내 음식점에 놓여진 팁 박스 [사진출처=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지난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연남동에 팁 요구하는 카페가 생겼네요'라는 제목의 사연이 게시됐다. 사연에 따르면 카페 직원은 글 작성자 A씨에게 "열심히 일하는 직원에게 팁 어떠신가요?"라며 태블릿을 보여줬다. A씨는 태블릿에 5%, 7%, 10% 버튼이 있었다며 "이런 건 왜 들여오는 거냐"라고 덧붙였다.

해당 사연이 화제가 되자 국내 카페나 식당에서 팁 박스를 봤다는 제보가 잇따랐다. 최근 '새벽 오픈런'으로 화제가 됐던 한 유명 베이글 판매점에서도 계산대에 팁 박스를 둬 네티즌 사이에서 논란이 됐다. 직원이 일을 열심히 했다면, 사장이 직원에게 임금을 더 주는 것이 맞지 않냐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내가 갔던 음식점은 메뉴 주문도 자리에서 태블릿으로 하는 방식이었는데 팁을 달라고 요구하더라"라며 직원들이 팁을 줄 정도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카카오모빌리티 택시 호출 서비스 '카카오T'가 감사 팁 기능을 시범 도입하며 택시 업계에도 팁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 상태다. 현재 카카오T는 서비스 이용 후 고객이 별점 최고점(5점)을 주면 팁 지급 창을 띄워 1000원, 1500원, 2000원 중 선택 지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반응은 좋지 않다. 지난 20일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팁 도입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70%가량이었다. 이미 택시 요금도 인상했는데 팁까지 받으면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된다는 것이 주 의견이다.

국내에도 자리 잡기 시작한 '팁 문화'…법적 문제없을까

카카오T 팁 지불 창 [사진출처=카카오모빌리티]

그렇다면 이런 팁 문화가 법적으로 문제 되지는 않을까. 많은 네티즌은 2013년 개정된 식품위생법 시행령·시행규칙에 따라 "국내 식당이나 카페에서 팁을 받으면 불법이니 신고해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해당 시행령에 따르면 일반 음식점·휴게 음식점 등 모든 식품접객업소(위탁 급식 영업 제외)에서는 영업소 내부 또는 외부에 가격을 표시할 때 부가가치세나 봉사료 등을 별도 표기할 수 없으며, 이를 음식 가격에 포함해 손님이 실제 내야 하는 '최종지불가격'으로 표시해야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영업소에서 팁을 강제적으로 요구하거나, 고객을 속여 받아내는 것이 아니라면 팁 문화가 원칙적으로 불법은 아니라고 해석했다. 고객이 자발적으로 팁을 제공한다면 이를 문제 삼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카카오T의 경우에도 팁 지급 창에 "감사 팁은 승객의 자율적인 선택사항이며, 강요나 대가성으로 팁 지급을 요구받은 경우 반드시 제보해달라"라고 명시하고 있어 마찬가지로 불법이라고 보긴 어렵다. 다만 팁을 지나치게 높은 금액으로 요구할 경우 규제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한지수 인턴기자 hjs17450@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