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 매체 표시 없는 스레드서만 게시
중국은 자국 선전 용으로 활용하기도
메타 "잘못된 정보 해결 방법 고려 중"
인스타그램의 모회사 메타가 새로 내놓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스레드가 중국·러시아 국영매체의 가짜뉴스 유통망으로 악용되고 있다. 한 매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점에서 치매 관련 책을 집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게시했는데, 이는 조작된 영상이었다. 해당 계정이 '국영·선전 매체'라는 것을 표시하는 인증 기능이 아직 스레드에 도입되지 않아 발생한 문제로 풀이된다.
'미국과 긴장 관계' 중·러, '바이든 흠집 내기에 자국 선전'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5일 스레드 출시 이후 러시아 국영 매체인 RT와 스푸트니크는 계정을 생성했다. 앞서 중국의 CGTN과 신화 뉴스, 이란의 이슬람 혁명수비대가 운영하는 파르스 뉴스도 계정을 열었다. 이후 이들 계정은 수십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게 됐다.
스푸트니크는 지난주 "치매를 위한 두뇌 운동"이라는 표지판 옆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책을 사는 것처럼 조작된 동영상을 게시했다.
이 영상은 2020년 바이든 대통령이 가게에서 책을 보는 실제 장면과 근처에 있던 표지판을 겹쳐놓은 것이라고 매체는 설명했다.
다른 SNS와 달리, 스레드에는 특정 계정이 국영 선전 매체임을 나타내는 아무런 표시가 없다.
스푸트니크는 '국영 매체' 표시가 있는 인스타그램에는 이 동영상을 게시하지 않았다. '국영 매체' 표시가 없는 스레드에만 해당 영상을 올려 마치 이 영상이 사실인 것처럼 유포한 것이다.
자국 선전용으로도 적극 이용되고 있다.
중국 CGTN은 신장웨이우얼 자치구에 전력을 공급하는 프로젝트를 게시하며 스스로 "성공적인 프로젝트"라고 소개했다. 신화통신은 이 지역에서 열린 패션쇼 영상을 올리며 "개방성, 포괄성, 중국 문화의 시대를 초월하는 아름다움을 육성했다"라고 선전했다. 스레드가 중국의 선전에 이용된 셈이다.
신장웨이우얼 자치구는 미국 등 국가들이 중국의 '소수민족 인권 탄압' 문제를 꾸준히 지적해온 지역이다.
"가짜뉴스 플랫폼 오명은 스레드 붕괴할 것"…메타 "대책 마련"
닐 샤 시장 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파트너는 "스레드는 트위터와 경쟁하려면 국영 매체에 딱지를 붙이는 것을 포함해 엄격한 콘텐츠 조정이 필요하다"며 "가짜 뉴스 등으로 소문이 나면 플랫폼은 붕괴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메타는 이에 "곧 국영 매체 계정에 딱지를 붙일 것"이라며 "향후 업데이트에서 잘못된 정보를 해결하기 위한 추가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매체는 메타가 스레드를 성급하게 출시했기 때문에 아직 이런 가짜뉴스를 걸러낼 장치도 갖추지 못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한편, 트위터의 경우 2020년부터 국영 매체를 표시했지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를 인수한 후 지난 4월부터 이를 없애기도 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