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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없이 북한과 싸웠다…'대만 참전용사'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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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 70주년…참전국과 南北 청년들이 모였다
중부전선 걸으면서 전적지마다 희생자들 추모
중화민국 화교 참전 알리러 온 대만 청년들도

정전 70주년을 맞아 6·25전쟁 참전국 출신 대학생과 남한·탈북 청년들이 전선(戰線)을 걸으며 희생자를 추모한다. 정식 참전국으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숨겨진 외인구단'으로 활약했던 중화민국 화교들의 뒤를 이어 대만 청년들도 깜짝 합류했다.


이름도 없이 북한과 싸웠다…'대만 참전용사'를 아시나요 정전 70주년 기념 6.25 참전국 출신 대학생들과 함께 하는 '2023 DMZ 통일발걸음' 발대식이 17일 전쟁기념관에서 열렸다. 참가 학생들과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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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물망초는 17일 오전 10시께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에서 'DMZ 통일발걸음' 발대식을 열었다. 녹갈색 조끼에 사파리햇을 나란히 맞춰 입은 100명 안팎의 청년들은 이날부터 4박5일간 비무장지대(DMZ)를 비롯한 전적지 11곳을 찾아다니면서 각국 전사자의 희생을 기릴 예정이다. 경기 동두천시에 자리 잡은 벨기에·룩셈부르크 참전비를 시작으로, 임진각에 도착할 때까지 빗줄기를 뚫고 포천-철원-연천-파주 등 중부전선을 걷게 된다.


햇수로 10년째 진행되는 행사지만, 올해는 특별한 점이 있다. 6·25전쟁 당시 공산주의 진영에 맞선 참전국 16개국 출신 대학생과 남한·탈북 청년들이 처음으로 모인 것이다. 깜짝 손님도 있다. 대만에서 온 여대생 양정운씨 등 2명이다. 이들은 "6·25전쟁 당시 한반도에 있던 중화민국 화교들은 스스로 힘을 모아 북한과 싸웠다"며 "중공군으로 강제 동원됐다가 포로로 붙잡힌 뒤 '반공포로 석방' 이후 대만으로 와 터를 잡고 살게 된 이들의 이야기도 전하겠다"고 말했다.


"이름 없이 韓 위해 싸운 대만 참전용사 알릴 것"
이름도 없이 북한과 싸웠다…'대만 참전용사'를 아시나요 정전 70주년 기념 6.25 참전국 출신 대학생들과 함께 하는 '2023 DMZ 통일발걸음' 에 참가하는 양정운씨(왼쪽) 등 2명의 대만 대학생.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대만은 정식 참전국으로 기록되지 않았지만, 한반도에 있던 화교들은 한국을 위해 싸웠다. 북한이 남침을 감행하기 전 중국에서 벌어진 내전의 영향이 컸다. 당시 내전에서 승리한 마오쩌둥은 1949년 10월 베이징에서 중화인민공화국 건국을 선포했고, 국민당 정부는 대만 타이베이로 본거지를 옮겼다. 이 때부터 본토의 공산당과 대만의 중화민국(국민당 정부)이 대만해협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게 된 것이다.


장제스의 중화민국은 6·25전쟁 발발 직후 육군 3개 사단·병력 3만3000여 명의 파병을 남측에 제안했지만, 미국은 중공군의 개입을 우려해 이를 거절했다. 결국 한반도에 머물던 중화민국 국적 화교들은 한국군을 지원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힘을 모아 참전하게 됐다. 당시 화교들은 '위서방'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한중반공애국청년단을 결성했다. 이후 1950년 10월 유엔군이 평양을 점령한 뒤 국군 1사단장이던 백선엽 장군을 만나 작전 참여를 요청했고, 백 장군은 이들을 받아들였다.


이름도 없이 북한과 싸웠다…'대만 참전용사'를 아시나요 정전 70주년 기념 6.25 참전국 출신 대학생들과 함께 하는 '2023 DMZ 통일발걸음' 발대식이 17일 전쟁기념관에서 열렸다. 참가 학생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이들 화교에겐 한반도가 제2의 고향이었지만,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계급이나 군번을 부여받진 못했다. 그럼에도 화교 용사들은 '이름 없는 외인구단'으로 여러 전투에서 활약했으며, 1951년 3월에는 부산에서 육군첩보부대 산하 정식 화교부대로 SC지대가 창설되기도 했다. SC지대는 '서울 차이니스(Seoul Chinese·한국 화교)'에서 유래한 명칭으로 전해진다. 위서방이 이끈 부대가 '자원군' 개념이었다면, SC지대는 한국·대만 정부 차원에서 결성한 특수전 부대였다.


대표적 인물로 꼽히는 위서방은 훗날 금성화랑무공훈장을 받고 서울현충원에 안장됐다. 다만 SC지대를 비롯한 대다수의 화교 출신 참전용사들은 한국 정부로부터 제대로 된 유공자 대접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국인'이 아닌 데다 정식으로 계급·군번을 부여받고 투입된 '참전용사'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정전 이후로도 중공군 포로의 귀순을 설득하거나 대북 심리전 요원으로 활동하는 등 한국을 위해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선영 물망초 이사장은 "참전국 16개국 출신과 남한·탈북 등 3가지 조합으로 청년들을 모집한 이유는 통일이 더는 '우리 민족끼리' 이룰 수 없는, 국제사회의 연대와 협력이 있어야 가능한 과제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대만 출신 화교 참전용사들을 비롯해 얼마나 많은 나라들이 한반도를 지켜내기 위해 싸웠는지 돌아보면서 6·25전쟁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고, 어떻게 하면 통일로 나아갈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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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행사의 단장은 차동길 물망초 전쟁범죄조사위원회 위원장(예비역 해병준장), 부단장은 정수한 물망초 국군포로송환위원회 위원장(예비역 육군준장)이 맡는다. 4박 5일간의 일정 중에는 정수한 위원장을 비롯한 예비역 장성 등이 국군포로, 납북자 등 전쟁이 남긴 과제에 대해 강의하고 청년들이 토론하는 시간도 있을 예정이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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