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가 국내 통신 업계와 갈등을 빚고 있는 '망 사용료' 이슈에 대해 금전적인 사용료를 지불하는 대신 투자와 기술적인 문제로 해결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서랜도스 CEO는 22일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망 사용료 이슈에 대해 "최대한 좋은 프로젝트 보여줄 수 있도록 콘텐츠사업자(CP)와 인터넷서비스공급자(ISP)가 협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넷플릭스가 ISP를 위해 오픈커넥트시스템에 10억달러 정도를 투자한 바 있다"며 "또 다양한 국가에서 인터넷이 빨라질 수 있도록 10억달러의 투자도 단행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도 인터넷 인프라 투자는 있을지언정 ISP에 직접적인 사용료를 지불하는 일은 없을 것이란 의미로 해석된다.
그동안 넷플릭스 등 콘텐츠사업자와 인터넷 서비스 제공하는 국내 통신 업계는 망 사용료를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국내 통신 업계는 콘텐츠사업자로 인해 데이터 통신량이 폭증하고 있다며 망 사용료를 요구하고 있고, 콘텐츠사업자는 소비자들이 구독료를 통해 이미 통신 업계에 망 사용료를 내고 있다며 맞서고 있다.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는 2020년부터 ‘망 사용료’ 소송을 벌이고 있으며, 2021년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방법원)는 SK브로드밴드의 손을 들어줬지만, 넷플릭스가 항소하면서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글로벌 추세는 넷플릭스에 불리하게 흘러가고 있다. 유럽의회는 지난 13일 ‘대규모 트래픽 발생기업’의 공정 기여를 위한 정책안 마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찬성 428표, 반대 147표, 기권 55표로 찬성표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 결의안에는대규모 트래픽 발생기업 통신망 구축에 적절한 자금을 부담해 공정하게 기여할 수 있는 정책 틀이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대규모 트래픽 발생기업와 통신 사업자 간 협상력 비대칭성과 불균형을 해소하고 완화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망 사용료와 관련해 넷플릭스에 대한 여론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넷플릭스가 3조300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면서다. 정부 역시 넷플릭스의 이번 투자 결정을 윤석열 대통령의 대표적인 방미 성과로 홍보하면서 넷플릭스의 국내 입지는 더욱 견고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통신 업계에선 넷플릭스에 대한 우호적 여론이 혹여 망 사용료 재판 결과에도 영향을 미치진 않을까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편, 서랜도스 CEO는 이날 3조3000억원의 투자금을 국내 콘텐츠 생태계의 확대를 위해 쓰겠다고 했다. 그는 "예능, 시리즈 등은 물론 전체 생태계를 위한 교육에도 투자금이 쓰일 것"이라며 "여기에는 카메라 앞과 뒤에서 일하는 분들까지 모두 포함된다"고 했다.
넷플릭스의 지식재산권(IP) 독점 논란과 제작사 보상에 대해선 콘텐츠 업계 최고 수준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넷플릭스는 앞서 글로벌 성공을 거둔 '오징어게임' IP를 독점, 별도 개런티 없이 제작비 일정 정도만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공정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서랜도스 CEO는 "크리에이터, 프로듀서들이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지금도 시장 최고 수준으로 보상하고 있다"라며 "계속 좋은 생태계를 만들어서 크리에이터 등 파트너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지금 뜨는 뉴스
새로운 계정공유 방식의 국내 도입 시기에 대해선 “계정 공유 방식 변경은 글로벌하게 지속할 예정”이라며 “오늘 특별하게 공지할 것은 없으나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