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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에 배신당했다"…PGA투어-LIV골프 전격 합병 후폭풍(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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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 출범 1년 만에 결정…PIF, 새 법인에 독점 투자
사우디 '스포츠 워싱' 논란 지속될 듯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후원을 받는 LIV 골프가 합병한다고 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LIV 골프는 사우디의 인권 문제를 세탁하는 이른바 '스포츠 워싱' 비판을 받았지만, 출범 1년 만에 합병이 발표돼 전 세계가 들썩이고 있다.

◆ 새로운 법인 만들기로…"PIF가 독점 투자"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PGA 투어와 PIF, DP 월드투어(옛 유러피언투어)는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골프라는 종목을 전 세계적으로 통합하기 위한 획기적인 합의를 이뤘다"고 발표했다. 세 단체는 "LIV 골프를 포함한 PIF의 골프 관련 사업적 권리를 PGA 투어와 DP 월드투어의 사업 권리와 결합해 새로운 공동 소유 영리 법인으로 이전하기로 했다"며 "새 법인은 세계 최고 선수들의 경쟁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PGA에 배신당했다"…PGA투어-LIV골프 전격 합병 후폭풍(종합) 세계 랭킹 3위 로리 매킬로이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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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절차는 수주간 진행될 예정이다. 새로운 법인 이사회는 PIF의 야시르 알 루마얀 총재가 회장을, 제이 모너핸 PGA 투어 커미셔너가 최고경영자(CEO)로 참여하게 된다. 여기에 추가로 PGA 이사인 에드 헐리히와 지미 던이 이사회 집행위원회에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PIF는 초기 PGA 투어와 LIV 골프, DP 월드투어가 만드는 새로운 법인의 독점 투자자가 된다. PIF가 새 법인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지만, 구체적인 거래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세 단체는 "아직 이름이 정해지지 않은 새 법인은 사업을 성장시키고, 더 많은 팬의 참여를 유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합의로 PGA 투어와 LIV 골프는 그동안 진행하고 있던 소송을 모두 취하하기로 했다.

◆ 'LIV행' 선수 출전 막았던 PGA 투어, 복귀 가능성 언급

이로써 원수처럼 지냈던 LIV 골프와 PGA 투어는 동업자가 됐다. 지난해 6월 첫 대회를 연 LIV 골프는 출범 전후로 PGA 투어와 갈등을 빚었다. 선수 출전 문제를 비롯해 골프 리그, TV 방송, 광고주 문제 등 건건이 법적 갈등을 빚기도 했다.


LIV 골프가 PGA 투어 소속 주요 선수들을 빼가면서 PGA 투어는 LIV로 넘어간 선수들의 대회 출전을 금지했다. 또 라이더컵, 프레지던츠컵 등 주요 남자 골프 대항전에도 LIV 골프 이적 선수들을 나오지 못하게 했다. 실제 PGA 투어의 모너핸 커미셔너와 타이거 우즈(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이 그동안 LIV로 이적한 선수들을 '배신자' 또는 '악마'라고 표현하면서 대립각을 세워왔다.


"PGA에 배신당했다"…PGA투어-LIV골프 전격 합병 후폭풍(종합) 제이 모너핸 PGA 투어 커미셔너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하지만 이번 합의로 세 단체는 "2023시즌 종료 후 PGA 투어 또는 DP 월드투어 회원 자격 재신청을 희망하는 선수들을 위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과정을 통해 협력하겠다"고 밝혀 LIV로 떠났던 선수들의 복귀 가능성을 열어뒀다.


블룸버그는 "이번 합의는 PIF를 통해 LIV 골프를 지원한 사우디의 승리를 의미한다"며 "사우디가 이제 세계적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석유를 이용함으로써 주요 스포츠 부문에서 중요한 의견을 낼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 "PIF 총재가 물밑서 PGA 투어 간부에 '서로 윈윈' 설득"

이번 합의는 PIF의 골프광이자 '사우디 왕가의 금고지기'로 불리는 루마얀 총재가 물밑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인 끝에 나온 결과라고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루마얀 총재가 지난 4월 말 영국 런던에서 PGA 이사인 헐리히와 던을 먼저 만나 대화를 나눴고, 이후 헐리히 이사가 PGA 투어 수장인 모너핸 커미셔너와 동행해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루마얀 총재를 만났다. 모너핸 커미셔너와 루마얀 총재가 만남을 가진 건 이때가 처음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PGA에 배신당했다"…PGA투어-LIV골프 전격 합병 후폭풍(종합) 야시르 알 루마얀 PIF 총재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그렇게 대화의 물꼬를 튼 양측은 추가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사무실, 포시즌스 호텔 등에서 마지막 협상을 진행한 뒤 미국 메모리얼 데이가 있었던 5월 마지막 주 주말에 최종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마얀 총재는 협상 과정에서 PGA 투어 측에 서로가 경쟁하기보다는 힘을 합치는 것이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고 설득했다고 한다. LIV 골프는 필 미컬슨, 브룩스 켑카 등 스타 골퍼를 확보했지만, TV 방송이나 스폰서 계약을 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반면 PGA 투어는 주요 시청자의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청년층의 관심을 끌 방법을 모색하고 있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협상 과정에서 5명의 독립 이사와 5명의 골퍼로 구성된 PGA 투어 정책위원회는 관련 내용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모너핸 커미셔너는 인정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PGA 투어와 LIV 골프가 맺은 이번 합의는 정책위에서 최종 승인 투표가 이뤄져야 한다고 NYT는 전했다.

◆ '스포츠 워싱' 논란 지속…9·11 희생자 가족 단체 "배신"

이번 합의를 두고 CNN방송은 '충격적인 발표'라고 표현했다. LIV 골프가 출범할 당시 사우디의 스포츠 워싱 논란이 크게 일었고 PGA 투어 측도 이를 강하게 비판했던 만큼 이를 넘어서서 전격 합병을 결정한 것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PGA에 배신당했다"…PGA투어-LIV골프 전격 합병 후폭풍(종합)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LIV 골프가 출범할 당시 독재와 언론 탄압, 인권 침해 등 악화한 이미지를 세탁하기 위해 사우디 왕실이 비정치적인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개최하고 후원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있었다. 특히 사우디의 실세로 평가받는 빈 살만 왕세자는 자국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에 깊숙이 개입됐다는 미 중앙정보국(CIA) 등의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빈 살만 왕세자가 기금 운용 책임자로 있는 PIF는 LIV 골프를 시작하기에 앞서 2021년 10월에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의 뉴캐슬 유나이티드 구단을 사들이기도 했다. 사우디는 최근에는 세계적인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를 자국 축구 리그로 끌어들였고, 2030년 FIFA 월드컵 개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결정으로 사우디의 스포츠 워싱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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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투어와 LIV 골프, DP 월드투어의 발표에 2001년 9·11 테러 희생자 가족 단체는 이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9·11 테러 당시 19명의 항공기 납치범 중 15명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적자였다. 이 단체는 지난해 6월 PGA 투어에 남은 선수들에게 공개 감사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 단체는 "PGA 투어 경영진은 자신들의 위선과 탐욕을 부끄러워 해야 한다"며 "우리는 모너핸 커미셔너와 PGA에 배신당했다. 그들의 관심은 그저 돈에 대한 그들의 탐구를 치장해주는 것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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