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美정부보다 현금 많은 부자 31명"
디폴트 논란에 "미국을 사라" 조롱 섞인 반응
미국 정부의 현금보유량이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 세계 최대 부호들의 자산평가액보다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시로 반복되는 미국의 디폴트 위기에 싫증 난 일부 시민들은 세계 억만장자들에게 "미국을 사라"며 조롱 섞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미국 CNN은 29일(현지시간) '위험할 정도로 낮은 현금'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를 인용해 "31명의 억만장자가 보유한 자산평가액이 미국 정부의 현금보유량보다 많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의 현금보유량은 지난 25일 기준 388억달러(약51조2000억원)로 이달 초 2000억달러에서 급감했다. 이는 미 정부가 정치권의 부채한도 상향 결정을 마지막까지 기다리면서 현금보유량이 급감한 탓으로 전해진다.
명품업체인 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1930억달러의 순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1850억달러,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1440억달러의 평가액을 가지고 있다.
이들뿐 아니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고문, 워렌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CEO, 카를로스 슬림 텔렉스 텔레콤 회장 등 역시 이름을 올렸다. 자산 31위는 명품브랜드 구찌, 생로랑, 발렌시아가 등을 보유한 피노 프랭탕 르두트의 프랑수와 피노 회장으로 현재 401억달러의 자산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최근 미 정부의 현금보유량을 언급하며 "부채한도 상향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내달 5일이면 현금보유량이 바닥나고 미국 정부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다만 28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2025년 1월 1일까지 부채한도를 상향조정하기로 합의했다. 부채한도 상향 절차가 완료되면, 미국 정부가 현금보유량을 늘리기 위해 더 많은 부채를 발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하원과 상원 등 국회 추인과정이 필요한 상황으로 미 정부의 재정난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보라 기자 leebora1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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