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IFRS17 세부기준 곧 등장…실적·건전성 다 바뀔수도

손해율·해약율 등 보수적 수정 가능성
가용자본 감소…K-ICS 비율 하락 우려

금융당국이 보험사 새 회계기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조만간 제시할 예정이다. 회계기준 변동에 따른 실적 '착시효과'가 걷히면서 보험사 건전성 지표까지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번 주 중 보험사 새 회계기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예정이다. 연초 도입된 이후 발표된 보험사들의 올해 첫 실적이 별다른 이유 없이 대폭 성장하는 '착시효과'에 대한 혼선을 막기 위해서다.

실제로 올해부터 IFRS17이 도입되면서 보험사들의 실적은 부쩍 개선됐다. 새 회계기준에서는 미래 예상되는 보험 이익을 처음에는 부채로 인식한 뒤 계약이 유지되는 동안 상각하며 이익으로 편입한다. 이에 보험사들이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이나 무·저해지 보험 해약율을 당장 이익이 높아 보이도록 유리하게 가정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국은 이번에 발표하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각종 회계적 가정의 기준을 세울 전망이다. 업계가 사용한 가정보다는 다소 보수적으로 설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실적뿐만 아니라 올해부터 새로 도입된 건전성 지표인 '신지급여력비율(K-ICS)'에도 변화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K-ICS는 기존 지급여력제도(RBC)처럼 부채(요구자본)대비 자산(가용자본) 비율을 뜻한다. 자산과 부채를 모두 시가평가하는 점이 RBC와 다르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부채 구성요소 중 하나인 최선추정부채(BEL)에 대한 기준도 보다 보수적으로 제시될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과소계상한 BEL 규모를 바로잡기 위해 고객이 보험을 해약하면 돌려줘야 하는 해약환급금 준비금을 줄이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분자에 해당하는 가용자본이 줄어들면서 K-ICS 비율이 내려갈 수 있다.

이 때문에 자본건전성 우려가 큰 중·소형 보험사들이 더욱 분주해질 전망이다. 중·소 보험사 대부분이 K-ICS 도입을 최대 10년까지 유예해주는 경과조치를 신청해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배당 제한 등 각종 조건이 달려있기 때문에 자본 확충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미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보험사들도 나타나고 있다. 푸본현대생명은 지난달 8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하나생명도 지난 3월 1800억원 상당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이번에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실적뿐만 아니라 건전성 지표까지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라며 "이런 가이드라인을 애초부터 제시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