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에서 2025년으로 변경
목표 소행성도 2019 VL5로 바꿔
중국 심우주탐사연구소 "핵심 기술 진전"
중국이 '우주 굴기'를 내세우며 우주에서도 미국과 경쟁에 나선 가운데, 이번엔 미국이 먼저 실시한 '지구 방위 작전' 실험과 유사한 소행성 충돌-경로 변경 실험 시기를 1년 앞당겨 추격의 고삐를 죄었다.
12일 우주전문매체 스페이스뉴스는 중국 심우주탐사연구소 소속 첸 치 연구원이 지난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국제우주아카데미(IAA) 행성방위회의(Planetary Defense Conference)에서 이같은 소행성 경로 변경 실험 계획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밝혔던 2026년 발사 계획이 1년 앞당겨졌고 목표도 소행성 2020 PN1에서 '2019 VL5'로 변경됐다. 심우주탐사연구소는 중국국가우주국(CNSA)이 안휘성·중국과학기술대학과 함께 달·화성 탐사 등을 위해 설립한 국영 기관이다.
창정 3B발사체를 이용해 충돌 우주선 및 관측 위성을 동시에 발사할 계획이다. 미국이 최근 실시한 다트(DARTㆍ이중소행성경로변경실험)과 똑같은 방식이다. 다만 중국은 관측 위성이 먼저 목표 소행성 '2019 VL5'에 도착해 사전 관찰 및 지형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세부 목적은 지름 약 30m의 2019 VL5에 초당 6.4km로 충돌해 소행성의 속도를 초당 5cm 정도 변경시키는 것이다.
관측 위성은 충돌 후 2019 VL5의 상태를 평가ㆍ분석하는데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해 지구에 전송한다. 광학ㆍ레이더ㆍ레이저 원격 관측 장비를 탑재했으며, 먼지ㆍ입자 분석기도 실렸다. 소행성 주변 30km 궤도에서 충돌로 인해 발생하는 현상을 고해상도 카메라를 통해 촬영할 계획이다. 중국은 이후에도 매년 10~11월 사이 지상 천체망원경을 동원해 2019 VL5의 상태를 관측할 예정이다. 내년 말까지 발사할 예정인 톈궁 우주정거장 설치 순톈 우주망원경도 활용한다.
앞서 미국 항공우주국(NASA)도 유럽우주청(ESA)과 함께 지난해 9월 다트(DART) 충돌 우주선과 헤라 관측위성을 발사해 지구에서 약 1100만km 떨어진 목성 궤도 근처에서 디디모스 소행성의 위성인 디모르포스(직경 약 170m)를 상대로 지구 위협 소행성 경로 변경 모의 실험을 실시했었다. 이 충돌로 디모르포스의 공전 주기가 11시간 55분에서 11시간 22분으로 33분이나 단축되는 등 성공을 거뒀다. 당초 1분 13초 정도만 변경시켜도 성공이라고 여겨졌었다.
중국의 이번 실험은 대상이 좀 더 작고 충돌 우주선의 크기도 더 작아 충돌시 영향은 다트보다 훨씬 더 작을 전망이다. 하지만 지구 근접 소행성에 물리적 영향을 줘 경로를 바꿈으로써 위협을 없앨 수 있는지를 테스트하는 '운동충돌체'(kinetic impactor)' 실험으로 광의의 지구 방어 계획이라는 점은 같다. 중국은 지난해 초 발표된 '우주백서'에 이같은 지구 방위 실험을 핵심 우주개발 연구 분야 중 하나로 명시해 놓았었다
첸 연구원은 이날 회의에서 "이번 실험을 위해 초고속 충격 변형 모델링 시뮬레이션 등을 포함한 다양한 기술 혁신이 이미 이뤄진 상태"라며 "어떤 나라의 참여도 환영한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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