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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시대 건강]소아청소년 ADHD 조기치료는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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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시대 건강]소아청소년 ADHD 조기치료는 필수 이태엽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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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진료실에 부모와 아이가 찾아왔다. 아이는 학교에서 관심이 없는 수업을 할 때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기 어려워하고 옆자리 친구와 끊임없이 수다를 떨어서 계속 지적을 받는다.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 집중해서 듣지 않고 있다가 불쑥 끼어들어 딴소리를 하거나 친구의 물건을 허락 없이 만지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선생님이나 친구들과 마찰이 생기고 학교 생활 적응이 어렵다.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 즉 ADHD도 흔한 원인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 소아의 5~10%, 청소년의 4~8% 정도가 ADHD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런 유병률은 나라에 상관없이 비교적 일정한 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치료를 받는 아이들의 비율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과 비교했을 때 낮은 편이다. 진료실에서 만난 그 아이의 부모님도 "남자애들이 다 그렇지 뭐. 다 한때고 크면 나아질 거야"라는 주변의 말 때문에 병원에 오는 것이 더 늦어졌다고 했다.


ADHD는 크면 좋아질까?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린 말이다. ADHD가 있는 경우 뇌의 앞부분인 전두엽의 기능이 약하다고 생각을 한다. 나이가 들면서 전두엽이 발달하고 성숙하게 되는데 그러면서 주의력, 과잉행동, 충동성 등의 증상들도 같이 호전을 보인다. 전두엽은 뇌 중에서도 가장 늦게까지 발달을 지속하기 때문에 성인기 초기까지 이러한 변화는 지속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남아있는 경우가 많아서 소아기에 발생한 ADHD는 70% 정도가 청소년기까지 이어지고 50% 정도가 성인기까지 증상이 잔존한다.


ADHD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약이 필요한 경우 부모들은 결정을 내리기 어려워한다.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뇌가 발달하면서 증상이 자연스럽게 좋아지기도 한다고 하니 더욱 고민이 된다. 아이 입장에서의 세상을 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ADHD 아이들은 보통 스스로를 조절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그러다 보니 학교에서의 마찰은 물론 집에서도 문제가 생긴다. 아이는 공부 말고도 재미있는 것이 너무 많은데 숙제를 하기 위해 책상에 앉으라고 10번도 넘게 잔소리를 듣기도 하고 아침에 일어나서 학교에 가기 전까지 한바탕 엄마와 전쟁을 치르기도 한다. 결국 아빠는 소리를 지른다.


학교나 집에서도 이런 일들이 반복되다 보면 아이는 스스로 자신이 잘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아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낮은 자존감은 일상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고 추후 우울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약을 복용하는 것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지만 이런 갈등을 많이 줄여준다. 한 아이는 투약을 시작한 후에 "선생님, 요즘 귀가 뚫린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 말이 잘 들려서 너무 좋아요"라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약 사용에 대한 고민이 있다면 ADHD 증상 때문에 아이가 받은 상처는 없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했으면 한다.


어떤 아이들은 투약만으로도 많은 호전을 보인다. 그러나 어떤 아이들은 ADHD 증상과 더불어 다른 어려움들을 가지고 있다. 불안이 높은 아이들도 있고, 틱 증상이 있는 아이들도 있고, 또래와의 관계에 어려움이 있는 아이들도 있고, 부모와의 관계에 어려움이 있는 아이들도 있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약 외의 다른 치료도 필요하다. 인지행동치료, 사회성 그룹치료, 부모교육 등이 ADHD 증상 및 다른 어려움들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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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엽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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