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매체 총동원…'천안함 폭침' 北 소행 부정
尹 "수많은 북한 도발…장병들이 피로써 지켜"
북한이 선전매체를 총동원해 '천안함 폭침'과 관련한 막말을 쏟아냈다. 최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천안함 폭침을 비롯한 북한의 도발을 강경한 어조로 규탄하자 이에 반발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4일 '역겨운 광대놀음에 깔린 어리석은 술책' 제하의 논평에서 지난달 24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엄수된 제8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을 겨냥해 "광대놀음"이라고 비하했다. 매체는 "윤석열 역도는 그 무슨 희생과 헌신 타령을 늘어놓으며 개죽음을 당한 괴뢰군 놈들을 찬양하기에 급급했다"며 "반공화국 대결 분위기를 고취하여 저들의 군사적 열세와 안보 불안을 눅잦힐(누그러뜨릴) 수 있다고 약삭빠르게 타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선전매체 류경은 천안함 피격사건을 두고 "이명박 역도가 사건을 억지로 우리 공화국과 결부시킨 특대형 모략극"이라는 억지 주장을 펼쳤다. 마찬가지로 선전매체인 통일의 메아리는 "우리에게 도발의 감투를 씌우고 그것을 구실로 외세와 야합하여 반공화국 제재 압박을 더 한층 강화하기 위해 제 손으로 숱한 사병들을 제물로 바치면서 꾸며낸 자작극"이라며 막말을 쏟아냈다.
천안함은 2010년 3월26일 서해 백령도 해상에서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했으며, 당시 승조원 104명 중 46명이 전사했다. 북한은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해 왔으며, 한때 '동북아 패권'을 노린 미국의 소행이라는 주장을 펼친 적도 있다. 2015년에는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 명의로 성명을 내면서 남북 공동조사를 제안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 참석하는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우리 해군과 해병대 장병들은 연평해전과 대청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전 등 수많은 북한의 무력 도발로부터 우리의 영토를 피로써 지켜냈다"고 강조했다. 지난 정부는 '천안함 폭침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밝힌 적 없지만, 윤석열 정부는 천안함 순국 장병들과 생존 장병들에 대한 국가적 예우를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당시 기념식에서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 서해를 지키다 전사한 용사 55명의 이름을 한 명씩 호명하는 '롤콜(roll-call)'을 통해 위훈을 기렸다. 또 과거와 달리 서해수호 유가족 및 참전 장병들의 헌신에 대해 최고의 예우를 갖추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특히 55명의 유가족 대표와 참전 장병들을 주요 인사석으로 모시고 윤 대통령이 헌화·분향 시에도 배석하게 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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