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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범죄에 우는 서민]①‘전세 사기’ 빠진 부패재산몰수법…"회복할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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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전세사기 기소 전 몰수·추징 2억8000만원뿐
부패몰수법 '사기'포함 고려도

지난달 28일 인천 미추홀구 연립주택에 세들어 살던 30대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인천 일대에 서민주택 2700여 채를 소유하고 120억대 전세사기를 저지른 소위 ‘인천 건축왕’의 피해자로, 전세보증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한 상태였다.


[금융범죄에 우는 서민]①‘전세 사기’ 빠진 부패재산몰수법…"회복할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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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을 상대로 한 부동산 사기와 가상자산 범죄 등이 이어지고 있지만, 피해를 입은 서민들은 범인이 잡혀도 잃은 재산을 제대로 회복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사기를 당해 보증금을 날리고 길바닥에 나앉게 된 서민들이 대표적이다.


소위 '빌라왕' 사건으로 불리는 전세 사기가 전국 각지에서 수백억원대 규모로 터지지만, 지난해 1월부터 이달 말까지 경찰이 전세사기 범죄로 기소 전 몰수·추징한 건은 16건으로, 2억8000만원이 전부이다.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이 이달 초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국내에서 경찰이 파악한 전세 사기 피해자만 426명이었는데, 거의 대부분인 416명이 전부 또는 일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전세사기는 사기에 해당돼 몰수·추징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나마 몰수·추징이 이뤄진 건은 경찰이 '사문서 위조' 등으로 신청해 어렵게 범죄 피해를 회복한 경우다. 수사기관이 나서도 서민 피해 회복은 쉽지 않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지난달 임대인과 공인중개사가 공모한 깡통주택 전월세 사기 사건을 수사했는데, 피해액 17억5000만원 중 추징보전한 금액은 4000만원이 전부이다. 이마저도 검사의 불청구로 2번 신청한 끝에 얻어낸 결과다.


법조계의 판단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인천지방법원은 2020년 전세사기 한 재판에서 1심의 경우 배상신청인의 배상신청을 각하했다. 2심에서 검사가 사문서위조죄, 위조사문서행사죄와 사기제는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는 별개 범죄라며 사문서위조죄 및 위조사문서행사죄로 수익이 발생한 이상 수익은 범죄수익에 해당하고 조직적이므로 반드시 추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사기 범행의 수단으로 문서가 위조됐다고 보고 사기 범행으로 취득한 재산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고 대법원에서도 같은 결과가 유지됐다.


부패재산몰수법 '구멍'…"입법보완 필요"

전문가들은 "서민 대상 금융범죄는 기소 전 몰수·추징이 어려워서 피해 회복이 잘 안되고 더뎌진다"며 "현행 부패재산몰수법에 사기가 포함되지 않아서 발생하는 문제"라고 지적한다.


부패재산몰수법은 범죄 피해 재산을 횡령, 배임, 특정 사기 범죄(범죄단체 조직 사기·유사수신 투자사기·다단계 사기·전기통신금융사기)에 의해 피해자로부터 취득한 재산으로 정의했다. 전세사기는 이를 테면 '일반적인 사기'에 해당하므로 몰수·추징이 어려운 것이다.


전문가들은 "서민 대상 금융 범죄가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관련 입법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대표변호사는 "대표적인 서민 대상 사기 범죄인 전세 사기의 경우, 악질적인 조직 범죄인데다가 피해액수도 수백원에 이를 만큼 크기 때문에 부패재산몰수법에 기소 전 몰수·추징 대상으로 규정한다면 서민 피해 변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일반적인 사기 범죄는 너무 흔하다보니 모든 경우를 부패재산몰수법에 넣으면 법 집행이 과도해질 우려가 있지만, 서민 전세 사기 피해는 윤석열 대통령이 강조했을 만큼 피해가 심하므로 일부 한정해서라도 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지원 법무법인 나란 변호사는 "현재 몰수·추징에는 사기가 포함되지 않는 제도적 문제점이 있다"며 "법 개정이 어려울 경우에는 임대차 계약 시 보험 자체가 안되는 부분을 의무화하는 것도 차선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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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서민 대상 금융범죄 수사 인력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은 "범죄 피해자들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과 피해 회복에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범인 검거만큼 범죄수익 환수도 중요하다"며 "범죄수익을 신속하게 보전함으로써 서민이 입은 재산 피해를 최대한 회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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