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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박원순, '민주화 성지' 모란공원 이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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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 회복 시도' 우려하는 시각도
"성폭력 피해자 2차 가해 될 수도"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묘소가 '민주화 성지'로 불리는 경기 남양주시 모란공원으로 옮겨진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모란공원에는 전태일·김경숙 열사를 비롯해 문익환 목사, 백기완 선생,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노회찬 국회의원 등 민주화·노동 운동가들이 다수 안장돼 있다.


현재 경남 창녕군에 있는 박 전 시장의 묘소는 내달 1일 경기 남양주시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으로 옮겨진다. 창녕군은 박 전 시장의 생가가 있는 곳이다.


그동안 유가족들은 묘소 이장을 원해왔다. 2021년 9월 20대 남성 A씨가 박 전 시장의 묘소를 파헤쳐 훼손한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A씨는 야전삽을 이용해 약 30㎝, 50㎝ 크기의 구덩이를 파는 등 분묘를 훼손한 혐의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故 박원순, '민주화 성지' 모란공원 이장 논란 2020년 7월 13일 오전 서울광장에 설치된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분향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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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계에선 박 전 시장의 명예 회복 움직임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유가족 측의 행정소송이 아직 마침표를 찍지 못한 상황에서 복권 시도가 성급하다는 지적이다.


2020년 7월 박 전 시장의 사망 이후 그의 성추행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됐다. 형사절차와 관계없이 2021년 1월 국가인권위원회는 직권조사 결과 박 전 시장이 피해자를 상대로 성희롱에 해당하는 언동을 한 점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인권위는 서울시와 여성가족부 등에 피해자 보호와 2차 피해 대책 마련, 성희롱·성폭력 예방 및 구제제도 개선 등을 권고했다.


하지만 박 전 시장 유족 측은 인권위가 피해자 주장만 듣고 박 전 시장을 범죄자로 낙인 찍었다며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11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시장의 성희롱 사실이 인정된다며 인권위의 직권조사와 권고의 적법성을 인정했지만, 유족 측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묘소 이장이 자칫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창인 청년정의당 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당 상무집행위원회 모두발언을 통해 "모란공원 민주열사 추모비에는 '만인을 위한 꿈을 하늘 아닌 땅에서 이루고자 한 청춘들 누웠나니'라는 문구가 있다"며 "아직도 2차 가해로 고통받고 있는 성폭력 피해자들을 '만인'에서 예외로 하겠다는 의미"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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