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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트렌드]팔팔한 80대, 골골한 3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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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시절’은 ‘전성기’, ‘황금기’와 비슷한 의미를 가진 신조어다. 찬란했던 과거 시절을 나타낼 때 주로 사용한다. 현재가 예전만 못하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외모나 체력 등 신체적 여건에 대해 젊은 시절이 낫다는 거다. 그런데 최근 ‘리즈 시절’보다 세월이 흐른 지금이 낫다는 연예인들이 늘고 있다. 자기관리를 철저히 해서 외형적으로 놀라운 경우도 있고 연기나 노래, 연주 실력처럼 시간의 공력이 드러나는 경우도 있다. 50대 배우 서이숙은 35년이 넘는 세월을 연기해왔지만, 아직 전성기가 오지 않았다고 한다. 여전히 본인 연기에 대한 만족감이 충분치 않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그 시간이 쌓여서 언젠가는 올 그 순간을 초조함 없이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60대가 되어 아카데미 최초의 동양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양자경도 나이는 장벽이 아니라며 “여성 여러분들은 황금기가 지났다는 말을 절대 믿지 말기 바란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5060세대 시니어들도 점점 나이를 잊고 배우, 모델, 댄서, 가수가 되고자 각종 교육과정을 찾고, 연습장도 붐비고 있다.


사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기회가 점점 주어지지 않거나 내리막길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노인에 대한 사회적 시선은 긍정적이기보다 부정적인 것이 많다. 삶의 여정에서 시들어가는 시기, 젊은 층이 의지할 수 있는 존재라기보다는 부양이나 돌봄이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부는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세상이 바뀌었다. 일단 수명이 길어져 18~65세를 묶어 청년이라는 주장도 흔해졌다. 기술도 진보해 건강과 업무에 도움을 준다. 사고방식도 다양해져서 ‘파이어족’처럼 조기 은퇴를 하는 사람도 있지만, 평생 현역을 목표로 일을 하는 사람도 있다. 팔팔한 80대가 있고, 골골한 30대가 있다.


지난 주 5060세대 시니어가 주축인 모임에서 있었던 일이다. 필자가 간사 겸 막내격이다. 왜 시니어와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간 소통이 어려운지가 토론의 시작이었다. 한국이란 나라는 초고속 성장을 했기 때문에 각 세대별로 겪어온 생활과 인식의 차이가 크다는 부분에서는 모두 공감대를 이루었다. 그러나 2030세대와 5060세대가 함께 일을 하고 세대별 강점을 주고 받으면서 시너지를 만들 수 있느냐는 점에서는 이견이 있었다. 다만, 시니어 세대의 경험과 지식 노하우 중에도 시대를 관통하는 유익함이 있을텐데, 이런 점에 대해 세대간 이전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 것이냐는 대화의 흐름 속에 103세 김형석 철학자 이야기가 나왔다. 그가 ‘백년을 살아보니’라는 책과 여타 강연에서 전한 바에 따르면, 자신의 전성기는 65세 이후였고 75~76세 때 가장 행복했다고 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의 전성기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할 뿐만 아니라 빛나 보인다.


또, 주말에 만난 60대 시니어는 최근 재취업 소식을 전했다. 연공서열보다는 성과에 따라 보상이 명확한 산업군이다. 경쟁도 치열하다. 그래서 사무실에 젊은 축인 청년이 “나이 많은 사람들이 늘어나니 사무실 분위기가 경로당 같다”는 말을 해서 기를 죽이려고 했단다. 그래도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들였으나 어려웠던 사업을 접고는 시들어가는 기분이었다가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고 한다. 열정이 샘솟고, 인생의 전성기가 곧 올 것 같다고 말했다. 활력이 넘쳐보였고, 전성기란 언제인지 궁금해졌다.


우리의 전성기는 언제일까가? ‘전성기’의 사전적인 의미는 ‘형세나 세력 따위가 한창 왕성한 시기’다. 전성기의 요건을 따져보면, 경제적 안정과 건강이 필수일 것이다. 또 가족이나 친구, 동료, 지역사회 등으로부터 사회적 지지를 받는 것이나 자신의 능력과 가능성을 최대한으로 살려내고 있는지, 시간과 자유로움도 있는지 등을 포함시킬 수 있다. 물론 개인별로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시기인지 여부도 중요할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이 100세를 넘게 사는 것이 기대되는 시대를 사는 지금, 기대수명의 반을 뚝 잘라서 하늘의 명을 깨닫는다는 지천명(知天命), 50세 전후가 그 시기가 아닐까? 단순히 사회적 지위의 정점이 아니라 나와 사회가 공생하는 그런 시기 말이다.


요즘 한창 유행인 인공지능 챗(Chat)GPT에 ‘인간이 꽃을 피우는 나이는 언제인가?’라고 물었다. 짧은 순간 응답이 왔다. “인간이 꽃을 피우는 나이는 개인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청년기와 중년기에 가장 많이 꽃을 피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청년기는 새로운 경험을 많이 쌓을 수 있는 시기이며, 이를 통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 중년기는 성숙한 시기이며, 이때까지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더욱 안정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법칙은 아닙니다. 인간은 언제든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성장할 수 있으며, 그에 따라 꽃을 피울 수 있는 나이도 다양할 수 있습니다.” 놀라웠다. 필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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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람 써드에이지 대표

[시니어트렌드]팔팔한 80대, 골골한 3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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