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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원청사 정신차려야"…건설노조 "균형잡힌 시각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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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사들, 정부 나서기 전에 책임 다해야"
가짜 노조 실태 파악…"진정한 약자 보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원청업체를 향해 건설현장 불법·부당행위 근절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했다.


원희룡 "원청사 정신차려야"…건설노조 "균형잡힌 시각 필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8일 서울 동작구 전문건설회관에서 열린 '건설현장 불법·부당행위 실태고발 증언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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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장관은 8날 오전 서울 동작구 전문건설회관에서 열린 '건설현장 불법·부당행위 실태고발 증언대회'에서 "원청업체들은 정신 차려야 한다. 하청업체에 힘든 것은 다 떠넘기고 무슨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냐"고 질타했다.


이어 "주가 상승을 위한 ESG, 오너들의 사회적 명예를 높이기 위한 ESG는 물론 해야 하지만, 그 전에 생산성을 직접 책임지는 전문건설인과 근로자들을 생각해야 한다"며 "정부가 나서기 전에 원청부터 책임을 다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또 "국가가 있어야 할 곳에 있지 못했다. 건전한 근로자들이 일방적으로 당할 때 세상 요령껏 살라고 종용했던 정부 부처를 대신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전 정부의 노동정책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그는 "경찰도 이전의 경찰이 아니고, 고용노동부, 법무부, 공정거래위원회도 이전과 다르다"며 "앞으로 (정부 정책도) 책임을 다하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강조했다.


전문건설업체들에도 당부의 말을 빼놓지 않았다. 원 장관은 "페이퍼컴퍼니와 벌떼 입찰 관행을 없애 달라"며 "불법·다단계 하도급을 없애고 공사대금의 직접 지급제도를 넓혀가겠다"고 밝혔다.


원희룡 "원청사 정신차려야"…건설노조 "균형잡힌 시각 필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8일 서울 동작구 전문건설회관에서 열린 '건설현장 불법·부당행위 실태고발 증언대회'에서 참석자들과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사진제공=국토교통부


이날 증언대회에는 전문건설협회 회장단과 철근·콘크리트연합회 회원사 500여명이 참석했다. 곳곳에 '타워크레인 월례비 거부하자', '가짜 근로자 퇴출하자' 등의 대형 플래카드가 붙었다.


피해 증언에 나선 한 철근·콘크리트업체 대표는 "발주자와 원청사가 건설현장 불법행위에 적극 나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건설노조가 조합원 채용을 강요할 때 원도급사를 찾아가 하도급사가 조합원을 쓰도록 압박한다는 것이다.


그는 "타워크레인은 원도급사 지급 장비이고, 추가 비용은 원도급사와 임대사업자가 해결해야 할 문제인데 월례비를 하도급사가 지급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타워크레인 월례비 지급 중단에 따른 건설노조의 준법 운행·태업으로 작업량이 기존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고 토로한 한 지역 건설사 대표도 있었다.


호남·제주지역 대표로 참석한 철근·콘크리트업체 대표는 최근 광주고법이 관행적 월례비는 임금 성격이 있다고 보고, 건설사가 낸 부당이득금 청구 소송에서 타워크레인 기사들의 손을 들어준 데 대해 대법원에 상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법원에서 적절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국토부 장관이 제3자 의견을 대법원에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원 장관은 "(건설노조 태업 등으로) 당장 어려움이 있겠지만 조금만 버텨주면 2교대를 돌리거나 원청사 직고용, 또는 안전수칙 개정을 하겠다"며 "생산성을 올리면 정당하게 대우하는 방향으로 건설현장을 바꾸겠다"고 답했다. 가짜 노조 실태를 파악해 노동조합법에서 보호해야 할 노조와 퇴출해야 할 노조를 정리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편, 같은 시각 전문건설회관 앞에서는 건설노조가 원 장관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건설노조는 "원희룡 장관은 건설자본의 이익만 철저히 대변하고 있다"며 "건설노조를 건설현장에서 모든 불법행위를 저지르는 범죄자로 낙인찍는 낡은 행태에서 벗어나 균형 잡힌 시각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점점 더 자신의 아집, 편견에 빠지는 원 장관이 안타깝다"고 비판하며 "일용직·특수고용직 건설노동자들이 수많은 탄압과 고난을 거쳐 건설노조를 만들고,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싸웠던 이유를 생각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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