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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톡]이재용도 '선제투자' 강조하는 후공정…K-반도체 아킬레스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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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보다 10년 처졌다고 평가
삼성·SK·정부 모두 적극 육성
中 설비 제재 리스크는 부담

대만이 한국의 대미(美) 반도체 수출을 추월했다는 내용의 한국무역협회 보고서가 작년 12월 발표됐다. 조사 결과 대만 반도체 미국 수출 점유율이 2018년 9.7%에서 2021년 17.4%로 2배가량 성장하는 동안 한국은 11.2%에서 13.2%로 2%포인트 올랐다. 한국 메모리 반도체·중국 수출 의존도가 대만보다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스템 반도체 공급망 경쟁력이 약하다는 사실도 부각됐다. 후공정은 대만보다 약 10년 처졌다는 평가다.


후공정은 시스템 반도체 공급망 중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는 분야였다. 반도체를 전자기기에 부착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드는 공정이다.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주문을 넣으면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이 짠 설계도대로 위탁생산(파운드리)하는 전공정이 '돈이 된다'는 인식이 강했다. 후공정은 전공정에서 거의 다 만든 미세 반도체 제품을 점검하는 마무리 작업 정도로 여겨졌다.


[칩톡]이재용도 '선제투자' 강조하는 후공정…K-반도체 아킬레스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7일 천안사업장에 방문해 생산 현황을 점검하는 모습.[사진제공=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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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후공정 중요성이 커지기 시작했다. 애플, 구글 등 고객사가 반도체를 독자 개발하기 시작했다. 개발하기 버거운 반도체만 부품 업체에 맡긴다. 부품 업체로서는 고객 완제품(세트)에 꼭 맞는 반도체를 못 만들면 당장 퇴출 위기에 빠진다. 한 기판 안에 반도체를 얼마나 밀도 높게 담느냐가 중요해졌다. 전공정 기술 경쟁은 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단위에서 벌어진다. 기술 장벽이 높고 비용도 많이 든다. 첨단 후공정 역량을 높여 더 많은 반도체를 기판에 집어넣어 제품 성능을 극대화하는 게 중요해졌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 전망치를 보면 반도체 후공정 시장은 2020년 488억달러(약 63조6200억원)에서 2025년 649억달러(약 84조6040억원)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한국이 파운드리 경쟁 상대인 대만보다 후공정에서도 크게 뒤진다는 사실이다. 시장조사업체 욜디벨롭먼트 조사 결과 국가별 후공정 점유율은 대만 52%, 한국 6%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출연연 전문가는 최근 "한국 후공정 기술 수준은 대만보다 10년가량 뒤진다"고 진단했다.


[칩톡]이재용도 '선제투자' 강조하는 후공정…K-반도체 아킬레스건

위기감을 느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산업통상자원부는 후공정 산업 육성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17일 천안, 온양 사업장을 직접 찾아 임직원을 격려했다. 업황 부진에도 설비 투자를 줄이지 않겠다며 삼성디스플레이에서 20조원을 차입한 지 사흘 만에 후공정 현장을 찾은 것이다. 이 자리에서 이재용 회장은 "미래 기술 투자에 조금도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작년 말 DS(디바이스 솔루션)부문 내 AVP(어드밴스드 패키지)팀을 신설했다. 로직칩(범용 비메모리 반도체)과 HBM칩(고대역폭 메모리)을 하나의 패키지로 구현한 '아이큐브' 기술, 여러 칩을 수직으로 쌓는 3D 패키지 '엑스큐브' 기술 등을 가동 중이다. 덕분에 미국 반도체 설계회사 암바렐라의 5나노 자율주행차량용 반도체 공정 생산 파트너가 됐다. 5나노 공정에 후공정 기술도 투입한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AI 성능을 기존보다 20배 높일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최태원 그룹 회장이 직접 미국에 150억달러(약 19조원) 후공정 제조와 반도체 연구개발(R&D)에 투자할 것이라고 작년 7월 발표했다. 중국 후공정 설비 투자도 꾸준히 했다. 2014년 준공한 중국 충칭 공장을 2017년 증설했다. 2019년엔 2공장도 준공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 패키지를 하나로 묶은 내장형 멀티 칩 패키지, 대용량 저장 장치(SSD) 등을 만드는 데 필요한 후공정 작업을 중국에서 해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3일 후공정을 포함한 3대 시스템 반도체 기술 확보 지원 차원에서 1조5000억원 규모 예비타당성 조사를 추진한다고 했다.


[칩톡]이재용도 '선제투자' 강조하는 후공정…K-반도체 아킬레스건


민관이 합심해 후공정 산업을 키우고 있지만 상황은 만만찮다. 미국의 중국 반도체 규제 강도가 워낙 높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쑤저우, SK하이닉스 충칭 후공정 설비도 규제 대상이다. 다음 달 초(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미국 보조금을 받은 기업이 향후 10년간 중국 등에 투자하지 못하도록 하는 가드레일(안전장치) 조항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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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미국이 삼성과 SK 중국 공장 생산을 제한할 가능성도 있다. 작년 10월 미국은 두 회사 중국 공장 생산 규제를 1년 유예해줬다. 올해는 어느 정도 통제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앨런 에스테베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 차관은 지난 23일(현지시간) 한국국제교류재단(KF)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워싱턴DC에서 개최한 한미 경제안보포럼에서 "기업들이 생산할 수 있는 반도체 수준에 한도를 둘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특정 수준 이상 고품질 반도체는 중국에서 만들지도, 팔지도 못하게 할 방침이라는 뜻이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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