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카드론 취급액 1조9749억
롯데·현대 77%, 우리 73% 감소
[아시아경제 권현지 기자] 서민들의 ‘급전’ 창구인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취급액이 2년 새 반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저신용자의 불법사금융 유입을 막기 위해 카드론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카드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개인신용평점 700점 이하(KCB 기준) 저신용자 대상 카드론 신규 취급액은 1조 9749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 1분기 3조 4814억원보다 43% 감소한 수치다. 카드론 취급액은 지난해 1분기(3조 4525억원) 이후 매 분기 꾸준하게 감소해왔다.
감소 폭이 가장 큰 카드사는 롯데·현대카드였다. 지난해 2분기 4000억원대였던 이들의 카드론 신규 취급액은 같은 해 4분기 900억원대로 약 77%씩 줄어들었다. 우리카드의 경우도 같은 기간 2000억원 수준에서 500억원 수준(73% 감소)으로 내려앉았고 하나카드도 1902억원에서 1713억원으로 10%가량 감소했다.
이 시기 카드론 취급이 줄어든 건 카드론이 총부채원리상환비율(DSR) 규제 대상에 포함되면서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7월부터 총대출액 2억원이 넘는 차주에 대해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의 50%를 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에 카드론 대신 현금서비스 등 단기카드대출 이용이 상대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조달금리 상승도 저신용자 대상 카드론이 축소된 요인 중 하나다. 카드사들은 수신 기능이 없어 여전채(카드사, 캐피탈사 등 여신업무만 하는 금융사들이 발행하는 회사채)를 통해서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문제는 카드론이 막히면서 저신용자들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더 높은 카드 리볼빙·현금 서비스, 나아가 불법사금융으로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신한·삼성·KB국민·비씨·현대·롯데·우리·하나·NH농협카드 등 9개 카드사의 지난해 12월 말 기준 리볼빙 잔액은 7조 3574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조2125억원 증가했다.
최 의원은 “여전채 금리 하락, 카드사 수익 증가 등의 상황을 감안해 카드론 금리 인하를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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