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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국민연금 성공적 개혁의 전제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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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산 수치에 과도한 공포심
점진적 인상은 필요하지만
공감대·합리적 해결의지 필수

[초동시각]국민연금 성공적 개혁의 전제 조건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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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국민연금 재정 계산 결과가 발표될 때마다 전 국민이 기금 소진 시점이라는 '기금종말'의 그날에 대한 공포에 휩싸인다. 올해 5차 재정추계 결과 발표 때도 그랬다. '2055년이면 국민연금 기금이 고갈된다' '정부가 연금개혁을 미루면 2060년에는 월급의 30%를 국민연금으로 내야 할 수도 있다' 등의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가 쏟아졌다. 추산에 불과한 수치에 과도하게 몰입한 탓에 찬찬히 국민연금의 역할과 개혁 방안을 논의할 수 있는 심리적 공간과 객관적이고 충분한 정보를 얻을 기회를 모두 빼앗긴다.


우선 현재 국민연금 구조를 살펴보면 10년 이상 보험료를 내면 만 63세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다. 보험료율(내는 돈)은 9%, 소득대체율(받는 돈)은 42.5%다. 한 달 평균 100만원을 번다고 가정하면 보험료가 9만원이고, 노년에 42만5000원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추산으로 2040년 이후 기금이 급감하다가 2055년에는 아예 고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금을 단순 숫자 정보로만 접한 일부 국민은 차라리 연금 납부액만큼 적금을 들거나 당장 이자를 갚는 게 생활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한다. 보장 액수가 미미한 연금보다 개인의 가처분 소득을 늘리는 편이 값어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못 받을 연금을 왜 더 내야 하나라는 분노까지 토로한다.


'소득대체율 인상=보험료 인상=미래세대 부담'이라는 단순한 프레임은 국민 여론을 갈라치게 할 뿐, 노후 소득 보장과 재정 안정화라는 국민연금 개혁의 목표는 흐리게 만든다. 우리가 던질 의문 하나는 기금이 정말 고갈되냐는 것이다. 현재 상태로 간다면 고갈되는 게 맞다. 다만 기금 소진 여부는 연금재정 계산의 결과로 추정하는 것이다. 재정계산 자체에 한계가 있다. 재정계산은 지금부터 2093년까지 70년 동안 각종 경제변수와 인구변수가 바뀌지만 국민연금은 현재 모습 그대로라고 가정할 때 국민연금 재정이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를 추정한 것이다.


실제로는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현실에서 기금이 소진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기금 소진을 막으면서 국민의 안정적인 노후를 보장하기 위해 '더 낼까(보험료율)' '더 받을까(소득대체율)' '더 오래 낼까(의무 가입 연령)' '더 늦게 받을까(수급 개시 연령)' 등의 질문에 대한 답을 끝없이 논의하고 수정하는 중이다.


일각에선 하루라도 빨리 국민연금 보험료를 인상해야 재정파탄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다소 과장된 주장이다. 현재 국민연금 기금이 900조원이 넘는 만큼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보험료를 가파르게 올릴 필요는 없다. 다만 고령화에 따라 점진적으로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높여가는 건 불가피하다.


또 다른 오해는 대다수 사람이 기금이 소진되면 연금을 못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이 역시 사실과 다르다. 유럽 각국은 연금으로 국내총생산(GDP)의 10% 이상을 지출하고 있다. 영국·독일·스페인은 기금이 거의 없지만 연금을 못 받았다는 노인은 없다. 우리 정부도 연금 지급이 중단되는 사태는 있을 수 없다고 말한다.


좀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보자. 젊은 세대 입장에서 내 소득의 일부를 자꾸만 뺏기는 것 같아 찝찝한 국민연금제도를 꼭 운영해야 할까. 단순 수치로만 공적연금을 접하면 기금 적립과 지출은 모두 부담이고 낭비라는 인식을 가지기 쉽다.


하지만 개인이 아무리 저축하고 자산관리를 한다고 해도 노년의 안녕을 확신하기 어렵다. 노년에 일정 수준 이상의 삶을 보장하는 것과 이를 뒷받침할 연금 지출은 꼭 필요하다. 2060년대 이후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45%에 이를 전망이다. 이들에게 국가가 안정적으로 지급하는 공적연금은 긴요한 소득이 될 것이다. 특히 이것은 인구구조가 급변하는 시대에서 매우 중요한 소비의 원천이기도 하다. 노인의 구매력이 청장년층 일자리 창출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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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노년의 인간적 존엄은 물론 경제적 자립도 보장하는 노후보장사회로 가고자 한다. 이를 위해선 사회·경제적 공동체를 형성해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국민적 공감, 타인에 대한 연민과 합리적 문제 해결 의지가 필수적이다. 이런 공감대가 뒷받침된다면 연대적인 사회보장제도로 국민연금 제도를 성공적으로 개혁할 수 있을 것이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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