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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유출됐던 조선 시대 나전함, 다시 한국 땅 밟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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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회 젊은친구들, 박물관에 기증…두 차례 경매 거쳐 제자리 찾아
"'백제 후손' 가문서 전래" 가능성…고려·조선 후기와 차별화된 '수작' 평가

[아시아경제 서믿음 기자] 미국으로 유출됐던 조선시대 나전(螺鈿) 함이 국립중앙박물관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물관 측은 '16세기 나전칠기 공예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수작(秀作·우수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1일 언론공개회를 통해 '나전 칠 연꽃넝쿨무늬 상자' 공개했다. 해당 나전은 박물관의 문화 후원 친목 모임인 '국립중앙박물관회 젊은친구들(YFM)'이 최근 미국에서 열린 경매에서 사들여 기증하면서 다시 한국 땅을 밟았다. 두 차례 경매를 거쳐 귀환했는데, 신성수 국립중앙박물관회 컬렉션위원장은 "1990년대 미술품 경매사인 크리스티의 경매에서 처음 나와 당시 고가에 낙찰한 일본인이 소장했는데, 이분이 별세한 뒤 30년 만에 다시 세상에 나왔다는 정보를 입수해 구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해외 유출됐던 조선 시대 나전함, 다시 한국 땅 밟아 '나전 칠 연꽃넝쿨무늬 상자'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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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전은 나무로 짠 가구나 기물 위에 무늬가 아름다운 전복이나 조개껍데기를 갈아 문양을 만들어 붙이는 전통 공예 기법이다. 표면을 옻칠 등으로 장식하는 경우가 많다.


공개된 나전함 역시 다양한 문양이 돋보인다. 가로 46㎝, 세로 31㎝, 높이 13.4cm의 상자에 작은 연꽃 봉오리, 꽃받침이 있는 연꽃, 활짝 핀 연꽃 등 여러 모양의 연꽃은 나전 장식이 더해져 오묘한 빛을 자아낸다. 꽃장식을 동그랗게 감싼 듯한 넝쿨 줄기 등도 눈에 띤다. 평소 귀중품이나 문방구 등을 보관하는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나전함은 타찰법(打擦法)을 사용한 것으로 미뤄 조선시대 작품으로 사료된다. 타찰법은 휘어져 있는 상태의 자개를 무늬대로 오려낸 후 망치로 때려 표면에 닿게 하는 기술로, 조선 전기에 등장해 후기에 널리 쓰인 것으로 알려진다.


박물관 관계자는 "정확히 누가 사용했는지 알 수 없지만, 제작한 기법이 고급 칠기를 만들 때 사용한 기법이고 나전 자체의 가격도 비쌌던 만큼 상류층 집안에서 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16세기 제작된 나전함 자체가 많지 않아 귀중한 사례"라며 "고려의 세밀한 나전 공예와 조선 후기의 화려한 나전과는 또 다른 미감(美感)을 보여줘 그 자체로도 가치가 크다"고 강조했다.

해외 유출됐던 조선 시대 나전함, 다시 한국 땅 밟아 왼쪽부터 YFM위원장 조현상, 국립중앙박물관장 윤성용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한편, 나전함을 기증한 YFM에는 현재 100여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8년 6월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 등 여섯명이 중심이 돼 결성한 뒤 현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등이 동참하고 있다.


이들은 앞서 2018년 일본에 유출됐던 고려시대 불감(佛龕)과 관음보살상을 사들여 박물관에 기증했으며, 최근에는 국보 반가사유상 두 점을 전시한 '사유의 방' 공간을 조성하는 데 힘을 보탠 바 있다.


YFM 위원장인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은 나전함 기증과 관련, "문화유산을 함께 공유할 기회가 돼 영광스럽다"며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를 잘 지키고 계승하는 데 일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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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이번 나전함은 돌아오는 과정도 힘들었지만 너무나도 귀중한 문화재"라며 "기증의 소중한 뜻을 기억하고 널리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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