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검찰' 외친 이재명…與 의원들 "피해자 코스프레"

안철수 "민주당, 부끄러운 줄 알라"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 10일 오전 검찰에 출석하며 "소환 조사는 정치검찰이 파 놓은 함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데 대해 여당 당권 주자들과 의원들은 "피해자 코스프레"라며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무치(無恥)의 ‘이재명 출두’를 보며 제가 되레 부끄럽다"며 "이 대표가 오늘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대추나무 연 걸리듯 한 그의 권력형 비리를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 대표가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사를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애쓰신 분들의 이름을 지금의 상황에 올리는 것은 분명 고인에 대한 모독"이라며 "민주당 의원들은 알고도, 오늘 이재명 대표의 ‘피해자’코스프레에 조연으로 스스로 참여했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10일 경기 성남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으로 출석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도 SNS에서 "(이 대표의 말은) 검찰이 밝혀낼 범죄사실은 모두 검찰의 함정이요, 정적 제거를 위해 조작된 것이니 한마디도 믿지 말라고 지지자들에게 주문한 것"이라며 "피의자가 이렇게 뻔뻔하게 국민 앞에서 ‘조작수사’ 운운하면서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핍박받는 민주화 투사인 양 자신의 죄를 미리 방어하는 경우가 우리 헌정사에 과연 있었는지 되돌아보게 한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의원도 "헌정사상 최초로 야당 대표가 법치주의를 후퇴시킨 치욕의 날"이라며 "오늘 이 대표가 검찰에 출두하는 모습은 민주주의의 정치인답지 않았다. 이 대표 주변에서 병풍을 쳤던 민주당 의원들도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영화 '범죄와의 전쟁'에서 "자 드가자(들어가자)"라고 외치는 최형배 일당을 보는 줄 알았다"며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민주화 투쟁과 본인의 개인 비리를 동일선상에 놓고서 노골적으로 진영대결을 부추기는 모습에 탄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김 전 대통령을 욕보이는 일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김웅 의원은 이 대표를 민주당 의원들이 엄호하듯이 서 있는 사진을 SNS에 공유하며 "이재명과 민주당은 정치공동체다"라고 비판하며 해시태그(#)로 "총선때_딴말하기_없기"라고 덧붙였다.

윤희숙 전 의원도 "김대중 대통령과 조봉암 장관까지 들먹이며 정치 탄압 피해자인 척하는 걸 보면 딱하기도 하지만, 집안 가보를 훔쳐다 술 바꿔먹는 망나니는 버릇을 고쳐놔야 한다"며 "피의자 본인이 아무리 역사의 순간이네 뭐네 신파를 찍으려 해도 정치인 부패, 뇌물 사건을 보는 국민의 시선은 본질로부터 한 치도 흐트러지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