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32% 고속성장
5G 불만에 가성비족 증가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5G 이동통신에 불만족한 소비자들이 LTE 서비스로 돌아서면서 알뜰폰(MVNO) 시장이 계속 성장세다. 알뜰폰에 회선을 빌려주고 있는 이동통신 3사 점유율을 위협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경기불황 속에서 통신비라도 아껴보자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족이 늘어난 것도 알뜰폰 확대에 일조했다.
1천만 넘은 알뜰폰 연 32% 성장
16일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현재 알뜰폰 회선수 총수 중 LTE 가입자는 1125만회선으로 집계됐다. 전월과 비교해도 22만회선이 증가했으며 지난해 10월(852만명) 대비로는 32%나 성장했다. 지난 5월 1000만명대에 진입한 이후에도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였다.
통신사업자별로 LTE망을 분리해 보면 KT망 가입자가 574만회선으로 가장 많다. LG유플러스망 가입자는 366만회선, SKT망 가입자는 184만회선으로 비교적 적다. SK텔링크(60만회선), KT엠모바일(116만회선), 미디어로그(85만회선) 등 통신 3사 자회사들이 각 망에서 상위를 차지했다.
주된 이유는 5G 서비스에 대한 반감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최근 국내 이동통신서비스 이용행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5G 데이터 서비스 이용 시 소비자가 중시하는 속성은 요금수준(82%)과 데이터 전송속도(78%)로 나타났다. 하지만, 요금수준에 대한 만족도는 20%, 데이터 전송속도 만족도는 30%로 낮게 조사됐다.
시장 확대에 긴장하는 통신 3사
통신 3사 역시 알뜰폰 시장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에서 단연 알뜰폰 친화적인 통신사업자는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알뜰폰 자회사를 앞세워 경쟁에도 직접 나서고 있다. 미디어로그는 지난달 1일 기존 ‘U+알뜰모바일’에서 ‘U+유모바일’로 브랜드를 개편했다. ‘U+’를 브랜드명 앞에 배치해 LG유플러스와의 비즈니스 연결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알뜰폰업계 관계자는 "KT가 회선 수는 가장 많지만 가장 적극적으로 영업하는 곳은 LG유플러스"라며 "기술설비 개선 등을 요청했을 때 적극적으로 이를 해결해주려고 해 신규 사업자 선호도가 높다"고 했다.
시장이 커질수록 불안한 곳은 전통의 무선 1위 사업자인 SKT다. SKT는 과거 ‘5대3대2’로 일컬어지던 통신 3사 점유율 구도를 견고하게 지켜왔지만, KT·LG유플러스 알뜰폰 망을 쓰는 가입자가 늘면서 4대2대2 구도에 직면했다. 실제 10월 말 기준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7661만명 중 SKT 점유율은 40.1%로 40% 선을 간신히 지켰다. KT가 22.9%, LG유플러스가 20.8%를 차지한다. 통신업계선 최근 유·무선 가족 결합할인을 허용한 SKT의 온라인 요금제 개편 역시 이 같은 상황과 무관치 않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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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역시 가계통신비 인하 전략 일환으로 알뜰폰 시장의 성장을 지지하고 있어 알뜰폰 시장은 계속 커질 전망이다. 최근 국책연구기관인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방안’ 관련 토론회에서 도매제공의무제 일몰제를 폐지할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도매대가 산정원칙 역시 대가를 더 낮추는 방향으로 개편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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