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방송 2~3초 후 ‘퍽’ 소리 … 처참한 헬기 추락 현장

강원 양양 야산서 산불 계도 비행하던 헬기 추락
기장 등 5명 사망 … 현장은 화재로 검게 그을려

27일 오전 10시 50분쯤 강원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 명주사 인근 야산에서 S-58T 기종 중형 임차 헬기가 추락해 소방 당국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강원 양양에서 산불 계도 비행을 하던 헬기가 추락해 5명이 사망했다. 인근 목격자들은 야산에서 큰 소리가 들렸고, 불이 크게 번져 현장에 접근할 수가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사고는 27일 오전 10시 50분쯤 강원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 명주사 인근 야산에서 S-58T 기종 중형 임차 헬기가 추락하면서 발생했다. 사고로 동체에서 발생한 화재는 약 1시간15분 만에 진화됐으나, 기장 A씨와 정비사 B씨 등 5명이 숨졌다.

속초·고성·양양이 공동으로 임차해 운용하고 있는 이 헬기는 이날 공중에서 산불 취약지 예방 활동을 벌이는 산불 계도 비행 중 추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화재로 검게 그을린 현장은 사고 당시 처참했던 상황을 대변하고 있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헬기는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뼈대만 앙상하게 남았고, 프로펠러 등 사방으로 흩어진 각종 기체도 화염에 새카맣게 타면서 잿더미로 변했다.

사고를 목격한 주민은 "집에서 헬기가 산불 방송하는 것을 들었는데 불과 2∼3초 후 '퍽' 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그러면서 "산에 올라갔지만, 불이 크게 번져 접근할 수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주민도 "새카만 연기가 엄청나게 올라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화재 진화는 헬기 내 배터리 부분에서 발생한 추가 폭발로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140여명의 인력과 40여대의 장비를 사고 현장에 투입해 사고를 수습하고 있다. 또 사망자들의 정확한 신원과 사건 경위 등을 파악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