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성, 가변성 등으로 미래에도 활발한 전승 예상"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가치가 담긴 '윷놀이'가 국가무형문화재로 관리된다.
문화재청은 윷놀이를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했다고 11일 전했다. 윷가락이 엎어지고 젖혀진 상태에 따라 윷판의 말을 움직여 목적지에 먼저 도달하는 편이 이기는 놀이다. 정초부터 정월대보름까지 가족과 마을공동체를 중심으로 전승돼왔다. 산업·도시화에 따른 사회변화에도 단절 없이 유지되며 대표적인 전통 놀이문화로 자리매김했다. 온 국민이 참여한다는 점에서 특정 보유자나 보유단체는 인정되지 않았다.
윷놀이의 기원은 삼국 시대 이전으로 추정되나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용어는 고려 시대 문헌에서도 발견되지 않는다. 일각에선 '저포(樗蒲)'와 같은 놀이로 보고 혼용해 지칭한다. 저포란 나무로 만든 주사위를 던져서 그 사위로 승부를 겨루는 백제 시대 놀이다. 윷놀이에 해당하는 '사희(柶?)'라는 용어는 조선 시대 초기 문헌에서 처음 발견된다. 중·후기부터 '척사(擲柶)'로 불리며 오늘날까지 놀이 방식이 이어졌다.
관련 연구는 조선 시대부터 이뤄졌다. 대표적인 학자로는 김문표(1568~1608)와 이규경(1788~1856), 심익운(1734~?)이 거론된다. 김문표는 윷판의 상징과 말의 움직임을 조사해 '중경지(中京誌)'에 '사도설(柶圖說)'을 기술했다. 이규경은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를 통해 '사희변증설(柶?辨證說)'을 주장했고 심익운은 '강천각소하록(江天閣銷夏錄)'의 '사희경(柶?經)'에 놀이법을 자세히 적었다. 문화재청은 "다양한 역사 문헌을 통해 윷놀이의 학술성이 매우 크고 분명하며 그 연구 가치가 무궁무진함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윷놀이는 우리 민족의 우주관과 천문관을 바탕으로 한다. 특히 음(陰)과 양(陽), 천체 28수 등에서 형식의 완결성을 갖췄다. 놀이 방식은 단순하나 윷판 없이 말로만 노는 건궁윷놀이 등으로 다양하게 변형됐다. 오늘날에도 인터넷과 이동통신을 통해 다양한 게임화가 이뤄질 만큼 변화하는 사회적 환경에서 유연하게 전승된다.
문화재청은 "지금도 마을공동체가 중심이 되어 척사대회를 열 만큼 지속성이 높다"며 "운(運)에 그치지 않고 경우의 수(끗수)를 활용하는 가변성, 직관적 놀이 구성, 주변 상황에 맞게 열리는 특성 등으로 미래에도 활발하게 전승될 수 있다고 전망된다"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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