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기 가능성…'美 우선주의' 부활 우려
대중 강경 그대로…대북정책은 계속 관심없을듯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 지위를 되찾으면서 향후 미국의 대외정책 변화 가능성에 세계 각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 노선이 다시 강화될 경우 대외 지원이 축소되면서 당장 러시아와 맞서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유럽 국가들은 큰 타격이 예상된다.
대아시아 정책에서는 민주·공화 양당 모두 초당적으로 대중 강경 노선을 표방하고 있어 기존 외교 정책을 고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크라이나 지원 축소 우려
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공화당의 하원 장악으로 미 정계 안팎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축소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차기 하원의장이 유력한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공화당 주류 의원들이 우크라이나 지원 축소에 앞장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앞서 매카시 대표는 지난 7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를 강력히 지지하며, 앞으로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백지수표’를 지급하는 방식의 무분별한 지원은 곤란하다"며 "우리의 지원이 정말로 필요한 곳으로 가고 있는지 확인해야하며, 이를 공개적으로 토론할 수 있어야한다"고 강조했다.
공화당 지지자들 역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제한적 지원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3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공화당을 지지하는 유권자의 48%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나치게 많은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앞서 지난 3월 여론조사 때는 공화당 지지자의 6%만이 우크라이나 지원이 지나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안팎에서 미 중간선거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계복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러제재와 에너지 위기 속에 미국산 천연가스 의존도가 매우 높아진 상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의 정국 주도권이 강해질 경우, 미국과의 외교 마찰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하엘 링크 독일 대서양 관계조정관은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해오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서양 외교에 다시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이번 선거 결과로 주도권이 완전히 공화당으로 넘어가진 않겠지만, 앞으로 미국의 대외정책이 많은 교착상태와 분열에 빠질 경우, 러시아와 대결 중인 유럽국가들의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에선 공화당이 상원까지 완전히 장악하진 못할 것이란 전망에 안도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고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기할 발판이 마련될 경우 미국 우선주의 외교 방침이 또다시 유럽을 압박할 것이기 때문이다.
◆"대북·대중 정책 근본 변화없을 듯"
대북·대중정책을 비롯한 아시아 정책에서만큼은 민주·공화 양당이 초당적인 협력을 유지하고 있어 현재 기조가 그대로 유지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미국외교협회(CFR)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중간선거 이후에도 미국의 대중 강경정책은 기존 노선대로 유지될 것"이라며 "전임 트럼프 행정부 때 관세문제로 촉발된 중국과의 대결은 이제 독재체제, 인권, 공급망, 대만문제 등으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CFR에 따르면 미국인의 중국에 대한 부정적 여론은 점차 심화되고 있다. 2006년 26% 수준이던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2017년 47%, 지난해에는 80%로 급격히 높아졌다. CFR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강경정책은 미 의회 상·하원 어디서도 특별한 반대의견 없이 만장일치로 통과되고 있다"며 "정책입안자 대부분이 중국의 도전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는만큼, 대중정책에 근본적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행정부 집권 이후 주요 순위에서 크게 밀려났다는 평가를 받는 대북정책도 특별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로버타 코헨 전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는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일단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 정치, 안보, 경제, 인도주의, 인권을 포괄할만한 전반적인 대북정책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며 "인권을 외교정책 중심에 둔다고 강조는 했지만 이런 의지를 적극 실행할 기회가 만들어지지 않았고, 정치권에서의 관심도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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