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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맥경화]정부 돈 풀어도 '찬바람'… 시간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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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회사채 금리 20% 찍어
AAA급 공사채 금리 6%대
우량 공사채 발행 미달

[돈맥경화]정부 돈 풀어도 '찬바람'… 시간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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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강원도 레고랜드 관련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 등에 따라 정부가 50조원이 넘는 돈을 푼데 이어, 난맥 풀기를 위한 추가 안을 내놨지만 시장은 덤덤하다. 우량한 공사채 발행이 미달되고 회사채 유통 금리가 20%를 넘어서는 상황이다 보니 정책 효과가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려면 최소 2주 정도는 자금이 돌아야 한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27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건설이 자금보충약정을 맺은 플로리스리테일제일차 전자단기사채(ABSTB)는 300억원을 모집하는데 16.8%를 금리로 제시했다. AA+ 등급에 3개월 만기를 가진 단기 채권이지만 자금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보니 높은 금리를 제시하게 된 것.


이 사채의 자금 보충 약정을 맺은 롯데건설은 시공능력평가 순위 8위인 우량 건설사다. 그렇지만 최근 롯데건설 자체적으로도 자금 조달을 못해 유상증자에 나섰다는 소식 등이 들리자, 금리를 높여 투자자 모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AAA 등급의 공사채 시장마저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AAA급 공사채 금리가 연 6%대를 넘어섰다. 전날 한전채는 6%에 육박하는 금리를 제시하고도, 모집액을 채우지도 못했다. 전날 연 5.9% 금리로 2년 만기 회사채 2000억원어치를 발행할 계획이었던 한국전력은 600억원을 발행하는데 그쳤다. 올해 초 2%대 중반이었던 3년 만기 한전채 금리는 5.9%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같은 날 한국공항공사와 한국도로공사는 입찰에서 모집액을 모두 채워 발행에 성공했으나 높은 금리를 제공했다.


IBK투자증권은 부산항(북항) 상업업무지구 개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권을 유동화한 6개월물 ABCP를 연 8.05%의 고금리로 발행했다. 한국투자증권이 SK온의 미국·헝가리 배터리 공장 증설자금 대출을 담보로 발행한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도 이자율이 지난달 연 3.5%에서 이번주 연 6.7%까지 뛰었다.


특히 단기자금 시장 경색이 심각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1일물 CP 금리는 지난 24일 연 4.37%로 마감했다.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한 2020년 이후 처음으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연 4.305%)를 넘어섰다.


정부가 난맥을 뚫기 위해 지난 23일 50조원의 유동성 공급안을 내놨지만 채권시장의 폐부 깊숙히 자금이 돌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자금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자, 중소형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RP·증권담보대출을 통해 3조원 규모의 자금을 전날부터 지원하고, 증권사 자체적으로 담보가 우량한 ABCP나 정상 기업어음(CP)는 최대한 자본시장 내에서 흡수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회사채와 달리, 국고채 금리는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정책적 영향으로 보기 보다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분위기 변화 가능성에 따른 미 국채 금리 하락에 따른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지난 21일 연 4.495%에서 순차적으로 하락해 26일 연 4.208%까지 내렸다. 27일 현재 금리는 연 4.149%를 기록하고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Fed의 속도조절론이 나오는 가운데, 고용 위축 가능성 등 부정적 경제지표로 Fed의 긴축 우려가 완화되는 점은 금리의 반락요인"이라며 "지난 9월 말 이후 금융시장의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했던 영국의 정치 리스크도 수낙 전재무장관이 차기 총리로 확정되면서 일단락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채권 업계에서는 신용평가사의 레고랜드 전단채 사태의 시작이 지난달 말이었고, 이달초 김진태 강원도 지사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 이후 본격적인 자금 경색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2주에서 한 달 정도는 지나야 정책적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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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채권 시장에 어떤 이슈가 생기면 금리가 얼마를 떠나, 자금 조달이 되냐 안되냐가 가장 중요한 투자의 요건이 된다"라며 "불확성이 높은 상황 속에서 돈을 넣을 수 있는 용기 있는 이는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물리적인 초조함은 있을 수 있지만 정책이 바로 시장에 반영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덧붙였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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