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이 확정되면서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주식들이 일제히 급락하고 있다. 사실상 절대 권력 체제를 구축하면서 향후 기술 부문을 중심으로 한 규제 강화 등 투자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다는 분석이 잇따른다.
CNBC에 따르면 미국에 상장한 중국 주식을 추적하는 인베스코 골든드래곤차이나 ETF(PGJ)는 이날 전장 대비 20% 이상 폭락해 52주래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종목별로도 뉴욕증시에서 오후 장마감을 앞둔 현재 알리바바는 13%, 핀두오두오는 24% 이상 떨어진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리 오토는 19% 이상, 니오는 15% 이상 내려앉았다. 텐센트 역시 3% 이상 밀렸다.
이는 앞서 시 주석의 3연임을 확정한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 이어, 전날 중국 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에서 최고 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가 시 주석의 최측근들로만 채워지며 사실상 절대 권력 체제가 구축된 데 따른 여파다. 권위주의 정권의 규제 역풍을 우려한 투자자들은 일제히 중국 주식 투매에 나서고 있다.
신쑨 킹스칼리지런던 부교수는 CNBC에 "지난 몇 년간 민간 부문을 희생하면서 공공 부문을 우선시하는 데 집중한 시 주석의 정책들이 바뀌거나 수정될 가능성이 작아졌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최근 몇 년간 기술 분야 규제를 강화하는 한편, 거대금융허브인 상하이를 포함해 민간 경제를 짓누르는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해왔다.
번스타인의 마크 쉴스키는 이날 투자자 메모를 통해 "세계 2위 경제 대국에 기반한 주식들은 다시 투자할 수 없다"고 짚었다. 골드만삭스 역시 제로 코로나 정책 완화, 부동산 시장 안정화, 미·중 긴장 완화 등이 명확해지지 않는 한 중국 시장의 밸류에이션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홍콩 항셍지수는 이날 전장 대비 6.36% 하락한 1만5180.69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2009년4월 이후 최저치라고 CNBC는 전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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