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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무기 된 희토류]中, 외교 분쟁 터지면 수출 제한 카드로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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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수출 제한' 현실화하기도
지금은 정부가 사실상 생산·가격 통제

[신무기 된 희토류]中, 외교 분쟁 터지면 수출 제한 카드로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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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2009년 중국은 희토류 생산 및 수출 관리 정책인 '2009~2015년 희토공업 발전계획'을 통과시켰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G1'이 아닌 'G2'란 신조어가 생기면서 미중 간 신경전이 치열해지던 상황이었다. 당시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휴대폰 생산에 쓰이는 희토류 중 하나인 네오디뮴 산화물 가격은 1년 새 1kg당 19.12달러(약 2만7500원)에서 88.5달러(약 12만8000원)로 4배 이상 뛰었다.


지난해 12월 중국 정부는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 지역인 장시성에 중국알루미늄주식회사, 간저우희토류그룹사 등 일부 국영회사를 합병한 '중국희토그룹' 설립을 승인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제조업 부활을 선언하면서 경쟁국인 중국에 반도체 등 산업 규제를 가할 것이란 뉴스가 전해질 때였다. 수요가 많은 중(重)희토류인 테르븀 1kg의 가격은 지난해 초 429.5달러(약 62만원)에서 올 초 497.1달러(약 71만8000원)로 1년 새 15.7% 올랐다.


지난해 말 중국 정부가 주요 희토류 국영기업 합병을 승인하면서 세계 산업계에 '희토류 리스크'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중국희토그룹 중심의 독과점, 가격·생산 통제 기조로 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중요한 점은 미국이 반도체 규제를 가한 직후 '외교 보복' 차원에서 중국이 자원 생산·가격 통제 정책 등을 단행해 시세가 급등, 산업계의 경영 리스크로 작용하는 역사가 반복돼왔다는 사실이다.


[신무기 된 희토류]中, 외교 분쟁 터지면 수출 제한 카드로 압박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외국과의 마찰이 발생할 때마다 희토류 감산, 수출 통제 등을 해왔다. 희토류로 만든 희귀 금속은 휴대전화, 반도체, LCD(액정표시장치) TV, 전기차 모터, 풍력터빈, 미사일 등 여러 제품에 들어간다. 중국은 20~30년 전부터 시장을 잠식해갔다. 1990년대 말부터 저가 공급 전략을 통해 미국, 호주, 유럽연합(EU) 등이 희토류 광산 문을 닫게 했다.


2009년엔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는 정책까지 내놨다. 생산·수출 관리 정책인 '2009~2015년 희토공업 발전계획'을 통과시킨 것. 당시 연 5만t의 생산 능력을 보유했지만 연 3만5000t으로 수출 허용 물량을 줄였고, 수출관세 20%도 매겼다. 2015년 서방의 압박으로 수출 제한, 수출세 제도를 철폐하긴 했지만 산업계의 충격은 컸다.


2010년 센카쿠(댜오위다오) 영토분쟁 기간 중국이 일본에 희토류 수출 금지 조치를 내놨던 사례도 조명받는다. 정치 문제로 특정국의 산업을 망가뜨리는 '중국식 견제'가 이뤄진 것이어서다. 당시 희토류 가격은 1년 새 7배가량 뛰었다고 전해진다. 휴대폰 발광다이오드(LED), 하이브리드 자동차, 반도체 등 첨단 제품과 풍력 발전 등 에너지 설비 기업이 타격을 입었었다. 그해 10월 마자오쉬(馬朝旭)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희토류 자원을 관리·통제하는 것은 중국의 주권에 해당한다"며 "이는 세계무역기구(WTO) 관련 규정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2019년 중국은 다시 대미(對美) 수출 규제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또 2020년부터 2년간 ▲'희토류 관리조례' 초안 발표(생산·수출 규제정책) ▲장시성 간저우시 최대 50% 한시적 생산중단 ▲세계 최대 '중국희토기업' 설립 승인(사실상 정부가 가격·생산 통제) 등을 관철해나갔다. 지난 1월엔 희토류 및 기타 광물산업 외국인 투자금지 정책인 '외자투자 진입 특별관리조치'를 시행했다.


결국 미국의 트럼프 정부는 중국과의 22개월간 '무역 전쟁'을 벌였다가 휴전을 선언했다. 바이든 정부가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 등을 본격 시행한 시기와 겹친다. 테르븀 가격은 2년 새 1kg당 497달러(약 71만7000원)에서 1751달러(252만8000원)로 2.5배가량 올랐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희토류 가격을 직·간접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정치외교 사안과 무관치 않다며 정부와 기업이 함께 '자원외교'를 통해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는 "노무현~이명박 정부가 남아프리카 공화국, 베트남, 중국, 호주 등에서 탐사 개발권을 어느 정도 확보했지만, 박근혜~문재인 정부 때 (자원외교의) 생태계가 완전히 무너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재 확보 과정에서 중국, 호주에만 의지하지 말고 몽골,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한국 기업이 물류 시스템을 잘 갖춘 지역을 중심으로 민관이 함께 자원외교를 적극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희토류(稀土類, Rare-Earth Element)
희토류는 '희토류 원소군'을 함유한 희귀 광물을 일컫는 말이다. 전기자동차, 친환경 에너지 설비 등 첨단산업의 주요 원료로 주목받고 있으나, 국가마다 매장량이 달라 자원 분쟁의 씨앗이 됐다. 인류 최초로 발견된 희토류는 18세기 후반 스웨덴의 한 광산에서 발견된 '가돌리나이트'였다. 일반적인 광물과 다른 특성을 가져 화학계 관심을 모았고, 이후 연구를 통해 가돌리나이트가 특정 원소를 다량 함유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원소들을 묶어 '희토류 원소군'이라고 칭한다.

희토류 원소군은 원소 주기율표상 란타넘(La), 세륨(Ce), 프라세오디뮴(Pr), 네오디뮴(Nd), 프로메튬(Pm), 사마륨(Sm), 유로퓸(Eu), 가돌리늄(Gd), 터븀(Tb), 디스프로슘(Dy), 홀뮴(Ho), 에르븀(Er), 툴륨(Tm), 이테르븀(Yb), 루테튬(Lu), 스칸듐(Sc), 이트륨(Y) 등 총 17개다. 이들 모두 자성과 열전도율이 강해 전자제품·전기모터·자석·산업용 레이저·배터리의 원료로 쓰인다.

2019년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지구상에는 현재 약 1억2000만톤(t)의 희토류가 묻혀 있다. 중국이 매장량 4400만t으로 가장 많으며, 베트남(2200만t), 브라질(2100만t), 러시아(2100만t), 인도(690만t) 순이다. 특히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채굴량의 60%를 차지하며, 원석을 가공해 만든 정제품 생산량은 85%에 달해 압도적인 희토류 강국이다. 지난해에는 국유 희토류 기업 다섯 곳을 합쳐 '중국희토그룹'을 출범하며 시장 장악력도 공고히 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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